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하더라도 이집트가 가자지구를 다시 관할할 계획이 없다고 25일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발언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이달 초 가자지구 유대인 정착촌 완전 철수 계획을 발표한뒤 가자지구의 권력 공백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할 경우 이 지역이 하마스 등 이슬람 과격단체들의 통제하에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 때문에 최근 첩보기구인 모사드 총책 메이어 다간을 이집트에 비밀리에 파견해 가자지구 철군과 이에따른 안보상황을 논의했다고 이스라엘 신문이 보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와관련, 가자지구의 옛 주인인 이집트가 가자지구의 행정관할권을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대로 회복하는 방안에 관해 들었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는 과거지사"라며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과거에 "메나헴 베긴 전(前) 이스라엘 총리가 안와르 사다트당시 이집트 대통령에게 이 방안을 제의했으나 이집트는 팔레스타인 독립국 창설을지지하기 때문에 이를 거부한 바 있다"고 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에 팔레스타인 독립국을 세우자는에피 에이탐 이스라엘 주택장관의 최근 제안에 대해 주권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에이탐 장관의 주장은 "이 지역에 주민도 사회도 없고, 국가 주권도 없다는 식의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샤론 총리는 연내에 가자지구 17개 정착촌에서 철수하되 사전에 국민투표를 통해 여론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며, 이를 둘러싸고 이스라엘 국내에서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