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차 6자회담을 앞둔 시점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비공식 협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협의가 핵사찰 재개 가능성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외신보도는 지나치게 앞서가는 추측인 것으로 외교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IAEA 공보실의 한 관계자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과 IAEA의 실무자가 근래 `비공식 협의(informal talks)'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그러나 협의 시기나 협의 내용에 관해서는 언급할수 없으며, 양측의 만남이 북한의 핵비확산조약(NPT) 탈퇴 이후 처음인 지 여부에대해서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빈 주재 북한대사관의 손문산 참사관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큰선에서 정책협의(6자회담)를 하고 있는 데 우리가 IAEA와 그런 협의를 한다는 것은이치 상으로도 맞지 않는 것 아니냐"면서 일본 교도통신 보도를 일축했다. 현지의 외교 관계자들은 북한이 비록 IAEA 회원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빈 주재외교 실무자들이 IAEA 관계자들과 때로 실무 접촉은 하겠지만 사찰 재개 문제 등을논의했다는 보도는 현실적으로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과 IAEA의 실무협의는 6자회담이 순조롭게 풀린 이후에나 가능하며 베이징에서 회담이 시작되기도 전에 IAEA 측에 협상카드를 내보이는 것과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도 "이번 실무자 간 협의는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북한 실무자로선 최근 핵포기를 선언한 리비아나 이란 등과 관련한 IAEA의 조치 등에 관한 정보들을 파악해보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24일 빈 특파원 기사에서 IAEA당국자 등 외교소식통들을 인용해 "IAEA 실무자와 북한의 IAEA 담당 참사관이 이달 초 핵시설 사찰재개 가능성 등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협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북한이 지금 까지 IAEA와의 접촉을 피해왔지만 6자회담 개최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태도를 누그려뜨려 왔다"면서 "IAEA와의 협의에 응한 것은 핵동결로 가는 움직임으로 보여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이 통신은 또 "이번 협의는 사찰재개가 합의될 경우 사찰작업으로부터 미국의영향력을 조금이라도 배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엿다. 한편 러시아의 이타르 타스 통신은 교도 통신의 이같은 보도를 전하면서 양측의협의는 북한의 NPT탈퇴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