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두 달만에 올해 수주목표의 93.9%와 70.6%를 달성하는 등 조선업계의 수주가 올해도 호황을 거듭하고 있다. 일감을 충분히 확보한 일부 업체는 선박건조 가격 상승으로 물량보다는 고부가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어 수익성 역시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올들어 19척,12억4천만달러어치의 수주실적을 기록해 올해 수주목표(24척,13억2천만달러)의 93.9%(금액기준)를 달성했다. 83척,44억1천만달러 규모의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있는 이 회사는 곧 올해 목표를 다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도 이날까지 36척,12억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해 올해 목표의 70.6%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도 15억5천5백만달러의 수주실적으로 목표달성률 34.9%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수주 호조는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중국경제가 활황을 보이면서 선박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석유제품운반선(PC선) LNG선 등 고부가제품 수주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대만에서 LNG선을 수주한 데 이어 이날 유럽에서 추가로 2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이 노르웨이의 골라LNG사로부터 수주한 LNG선은 14만5천7백㎥급으로 1억5천9백만달러 규모이며 앙골라의 국영 해운회사인 손앙골사로부터 수주한 15만9천DWT급 유조선은 5천1백만달러짜리다. 대우조선은 철저한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으나 이미 8척,7억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목표 대비 21.2%의 달성률을 올렸다. STX조선도 지난달 월간 최대 실적인 16척,5억1천6백만달러를 수주한 데 이어 이날까지 22척,9억4천만달러의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1억6천만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 목표(25억달러) 대비 6.4%에 불과한 실적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선주들의 요청이 급증하고 있지만 영업팀이 연락을 일부러 피하고 있을 정도"라며 "선가가 오르고 있어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주로 충분한 여유가 있는 만큼 LNG선 고속여객선 등 고부가선박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38척,21억달러의 수주잔량을 기록하며 2년치 일감을 확보한 한진중공업도 올들어 수주보다는 상담에만 주력하며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강판 등 철강 원자재가격이 상승해 이미 수주한 선박들에 대한 원가 상승압박을 받고 있다"며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