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초에 '장밋빛' 경영목표를 제시했던 코스닥기업 중 상당수가 실제 실적이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워낙 침체된 탓도 있지만 '아니면 말고' 식으로 목표를 남발했다가 실제 실적은 '잿빛'에 그쳐 투자자들이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아 주의가 요망된다. 솔루션 공급업체인 이모션은 1년 전 공정공시를 통해 지난 2003년 경영목표를 매출액 1백25억원,영업이익 22억원으로 제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6%,영업이익은 53% 늘려 잡은 것이다. 당시 이같은 호재성 공시에 힘입어 이 회사 주가는 3개월도 안되는 사이에 최고 85%나 뛰었다. 그러나 회사측이 24일 내놓은 지난해 잠정실적은 이같은 목표치와 천양지차다. 매출액은 65억원으로 전년보다 33%나 감소했고 영업수지는 아예 마이너스 19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주가도 이날 현재 최고가 대비 4분의1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당초 경영목표와 실제 실적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기업은 이모션과 같은 중소기업뿐만이 아니다. 코스닥시장의 간판기업인 LG홈쇼핑과 CJ홈쇼핑도 경영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제시했던 케이스에 속한다. CJ홈쇼핑은 작년 6월까지만 해도 지난해 1조8천5백억원의 매출에 8백억원의 영업이익을 자신했다.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 보니 매출액은 목표치보다 25% 적은 1조3천7백76억원,영업이익은 55% 적은 3백62억원에 그쳤다. 신규등록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 1월 코스닥에 등록된 케이스(옛 한국교육미디어)는 지난해 4백60억원의 매출에 62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성적은 매출액 3백79억원,영업손실 22억원에 그쳤다. 등록 첫해부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드러나자 성장성과 수익성을 체크해야 할 코스닥위원회의 등록 심사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등록기업들의 '장밋빛' 경영목표가 마땅한 견제장치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례가 잇따를 경우 코스닥시장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연초에 공정공시하는 경영목표는 대내외 영업환경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데다 실제 실적과 차이가 크게 난다고 해서 회사측이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다"며 "사실상 '믿거나 말거나'식 전망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영업환경이 바뀔 경우 회사측이 책임지고 연초 제시한 경영목표를 수정해 다시 공시할 필요가 있다"며 "코스닥증권시장에서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업들의 공정공시에 대한 사후점검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