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4일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자금은 합법적인 여윳돈이 없어서 십수억원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 목동 SBS 신사옥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특별회견에 참석, "대선자금의 규모는 정확히 밝히기 어려우나 야당의 주장처럼 엄청난 것은 절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이 경선 및 대선자금과 관련, 구체적으로 금액 규모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용불량자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신용불량자나 20대 청년실업 문제는 구조적 상황으로, 금방 해결할 대책이 없다"면서 "경제체력을 점차적으로 강화해 숨통을 터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신용불량자 문제를 풀 수 있는 여러 정책이 있을 수 있으나 잘못 건드리면 신용시스템이 붕괴한다든가 도덕적 해이로 말미암아 엄청난 파탄이 올 수 있어 함부로 약을 쓰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재정경제부가 내달 중 발표를 목표로 신용불량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이밖에 행정수도 건설과 관련, "큰 찬반 논란이 있으면 나중에라도 국민투표를 통해 정책의 안정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국민투표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