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3일 "북한이 핵을 전면 폐기할 용의가 있으며 그 전제조건으로 핵 활동을 동결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왕이 부부장은 이날 중국을 방문 중인 아이사와 이치로 일본 외무부대신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고 이것이 고농축우라늄(HEU)까지 포함되는지는 모르겠다"며 "북한은 (회담장) 밖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회담장 안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또 25일부터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2차 6자(남북ㆍ미ㆍ중ㆍ일)회담에서 관련국들이 합의할 '일체의 북핵 활동 동결'이라는 표현에 HEU 계획도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ㆍ미ㆍ일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이날 서울에서 북핵 3자협의회를 열고 2차 6자회담에 임하는 입장을 조율했다.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회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북핵 동결 문제는 핵동결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고 폐기의 일부분이라고 할 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이같은 조건에 대해 한ㆍ미ㆍ일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전망과 관련, "이번 회담에서 핵폐기를 약속하는 공동 성명이 나오고 실무기구를 만들어 핵폐기를 논의하자고 합의하면 중대한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