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설사 골프라 하더라도 거인 골리앗을 소년 다윗이 쉽게 눕힐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창과 방패로 무장을 한 위풍당당 7척 거인 골리앗 앞에, 주머니 속 돌멩이 다섯 개만 달랑 들고 나선 소년 다윗은 정말 볼품없다. 말하자면 도저히 스크래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상대방을 우습게 얕잡아 본 거인 골리앗은 연약하기 짝이 없는 꼬마 다윗의 물매질 단 한방에 돌멩이를 이마에 맞고 땅에 엎어져 목숨을 잃었다. 꼬마 다윗이 드라이버 3백30야드를 치는 거인 골리앗에게 완승을 한 것이다. 그의 매치플레이 비결이 무엇일까? 그냥 순전히 운이 좋아서 이긴 것이었을까? 그가 순전히 운으로만 승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무엇이 그가 승산 없어 보이는 매치플레이에서 이긴 비결이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① 피나는 연습 =어쩌다 한 번 잘 맞은 것은 실력이 아니다. 일관성 있게 꾸준하여야 그것이 진짜 실력이다. 양치기 소년 다윗은 늑대와 맹수를 쫓고 양 떼를 보호하기 위하여 돌 물매질을 끊임없이 연습하였다. 위급한 상황, 즉 압박감 아래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정확한 샷을 할 수 있으려면 정말 피나는 연습,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 한석봉의 어머니가 어둠 속에서 정확하게 떡을 썰 수 있었던 것도 반복된 연습 효과였다. ② 실전 경험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하였다 하더라도 실전 경험이 없다면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많은 '닭장 프로'들이 연습장에서 화려한 샷을 보여주지만 실전 경험이 부족한 경우 라이가 불편한 상황이나 트러블에 걸렸을 때 쉽게 허물어진다.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 과거에 큰 시합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발탁하는 것도 실전 경험이 많아야 신뢰와 확신이 생길 수 있음을 뜻한다. 즉 경험이 신뢰를 만든다. ③ 할 수 있다는 믿음과 담대함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하고, 실전 경험을 쌓았다 하더라도 할 수 있다는 믿음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K가 처음 이븐파를 기록하던 날, 1오버파로 17번 파5홀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벙커를 피한 세번째 샷은 그린과 그린 사이에 홀로부터 18야드 떨어져 있었고, 평소 이 거리의 어프로치 연습을 많이 한 K는 이따금 칩샷을 그대로 넣은 경험도 있어 "이 샷은 들어갈 것입니다"라고 선언을 한 후에 예언대로 칩인에 성공, 버디를 한 후 다음 홀에서 파를 하여 생애 첫 이븐파를 기록하였다. 그의 긍정적인 믿음이 반쯤은 기적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믿음이 없다면 꿈은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④ 적합한 장비의 선택 =연약한 소년 다윗은 골리앗이 입은 무거운 갑옷, 커다란 칼과 방패를 걸치지 않았다. 똑같이 무거운 갑옷을 입었다면 그는 아마도 움직이지도 못하고 경기에 졌을 것이다. 마음만 앞선 부모들이 아직 제대로 자라지도 않은 주니어 골퍼에게 스티프 샤프트를 쓰게 한다거나, 50대 아마추어 골퍼가 욕심만으로 9도짜리 X-샤프트 드라이버를 쓰는 것들도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모든 장비와 용품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 ⑤ 상대의 교만 =장타자 골리앗은 자기의 파워와 롱 게임 능력을 믿고 자만하여,그 결과 매치 플레이의 공략 방안을 게을리하였고, 소년 다윗은 자기의 부족함을 알았기에 승리를 위하여 더욱 꼼꼼한 경기 운영을 하였으며 상대의 허점을 정확히 찌른 것이다. 부족한 거리나 파워는 쇼트 게임과 전략적인 게임 플랜으로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다. 특히 교만한 장타자에게는…. 김덕상 < 마쉬코리아 부사장 ds.kim@guyca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