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일이면 고속철도가 개통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5번째 고속철도기술 보유국가가 된다. 부산 인천 등 해상운송기지의 확충과 영종도 신공항 건설에 이어 철도운송의 혁명을 이룩함으로써, 동북아시아와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물류 허브기지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우리 의지가 기본 골격을 갖추게 된다. 불과 1세기 전 신작로를 만들고 경인·경의·경원선 같은 철도를 건설했던 우리가 어느덧 고속철도시대로 진입한 것을 생각하면 꿈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육상운송체계를 둘러 보면 우리가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도와 고속도로는 상시 정체를 면치 못해서 육상운송체계의 정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고,에너지 과소비형 운송구조를 형성해 대외 경쟁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이로 인한 심각한 환경문제까지 야기하고 있다. 육상운송체계를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물류 허브기지로 확고히 자리잡기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본다. 육상운송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도로망 확충 등 지속적인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이뤄져야 겠지만,그에 앞서 국민 각자의 교통의식과 물류시스템 운영 면에서 세계최고를 지향하고자 하는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여객이나 물류의 운송체계는 개별운송체계를 지양하고 대중운송체계로 전환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자가용 선호도가 높다. 이로 인해 도로가 정체되고 고에너지 소비구조를 형성해 환경오염 물류비용 증가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대중교통수단을 고급화시키고 연계 교통망을 편리하게 하는 한편,정시성 확보를 위한 전용차로제를 확대 실시하는 등 다양한 대중교통 진흥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도로의 이용을 고도화하는 것이 육상운송체계의 핵심과제라는 점에서 물류분야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대형화물의 대규모 운송체계와 별도로 소형화물의 소규모 운송은 여객운송과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하는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형화된 버스에 승객과 소형화물을 동시에 운송한다면 우선 물류비용이 절감될 것이고,도로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화물운송의 신속성과 안전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 고속버스의 수하물 운송 제도를 확대 발전시켜 소규모 소형화물의 운송체제로 전환시키고 대규모 대형화물의 운송시스템을 개선하면 물류 운송속도가 높아질 것이다. 또 전반적인 화물운송시장의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는 물류경제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운송기반시설 개선 방안으로 전방위 교통정보체계의 확립 또한 시급한 과제다. 국내도로망의 확충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도로망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위성을 활용한 전방위 교통정보시스템을 구축,교통에 대한 상시감시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하여 전국의 도로망에 균일한 운송부하량을 부여할 수 있다면,기반시설 부족 현상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육상교통과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제도적인 지원책 또한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신공항이나 민간이 운영하는 공영 터미널, 그리고 앞으로 민영화되는 철도부지 등은 대규모 토지보유가 불가피한 국가적인 교통기반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과중한 종합토지세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건물과 시설물이 도시계획시설로 분류돼 엄청난 행정규제를 받고 있어,부대사업운영도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명실상부한 동북아 물류허브로 성장하려면 이러한 세제와 행정규제를 개혁함으로써 국제경쟁력 강화의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우리는 남과 북,아시아와 유럽,그리고 태평양을 연결하는 물류선상에서 중심축이 되기 위해서 뛰어왔다. 이와같은 야심찬 계획을 마무리짓기 위해 이제는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를 꼼꼼하게 챙겨야 할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