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이트] 영화 '그녀를 믿지마세요' 주연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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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거짓말을 자주 합니다. 그 순간의 경험을 떠올리며 연기를 했지요."
배형준 감독의 로맨틱코미디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 주연을 맡은 김하늘(26)은 스타치고는 의외의 말을 던졌다.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흠집을 그대로 드러냈다.
일상의 이런 면모와 달리 김하늘은 이 영화에서 타인을 철저하게 속이는 사기꾼역이다.
하지만 극중의 사기꾼은 교활하기 보다는 재치있는 쪽이며 어두운 인물이라기보다는 밝고 활달한 캐릭터다.
김하늘은 근작 영화들에서 수줍고 여린 여성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여성으로 자주 등장했고 그것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굳어졌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과외 선생이나 '빙우'의 산악반 여대생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캐릭터들이었다.
신작에서도 주변의 사람들을 자신의 뜻대로 이끌고 가는 맹렬여성이다.
"사랑에 빠지는 사기꾼이지만 멜로의 주인공처럼 과장되지 않았다는 게 맘에 들었어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과외 선생이 다소 주눅든 캐릭터였다면 이번에는 윽박지르는 쪽이어서 연기하기도 편했어요."
김하늘은 이 작품에서 거짓으로 사랑을 연기하다 진짜 사랑에 빠지는 사기꾼 주영주역을 해냈다.
때로는 '오버'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내사랑 싸가지'의 하지원처럼 희화화된 인물은 아니다.
그는 거짓말로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빚고 기지로 다시 탈출한다.
주영주에게 거짓말은 고도의 두뇌게임일 뿐이다.
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순간 거짓은 도덕의 잣대앞에 선다.
"영주역을 표현하기 위해 가능한 한 촌스러운 차림새를 했고 액션은 되도록 크게 했지요. 영주는 갓 출소한 전과자니까요."
주영주는 시골에 사는 여성의 옷을 빌려 입어야 할 처지에 처한다.
그 옷은 10년쯤 시대에 뒤떨어진 듯이 색감과 무늬에서 촌티가 난다.
이 장면은 영화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촌스럽다는 것은 '소박하고 꾸밈없다'는 의미에 가깝지만 그에게는 어디까지나 빌려입은 남의 옷일 뿐이다.
말하자면 그의 촌스러움(진실)은 거짓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의 거짓말은 악의에 찬 것이 아니다.
때문에 관객들은 그의 거짓말을 보면서 유쾌하게 웃는다.
그리고 극장문을 나서면서 '악의없는'거짓말과 '의도적인'거짓말에 대해 생각해 본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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