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민환경연구소 소장.환경학박사 >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대부분의 환경 관련 사안들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정부는 한사코 사업을 추진하려 하고 시민환경단체들은 무조건 반대한다는 점이다. 갈등 당사자들이 명확히 구분될 경우 서로 대화하기 용이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오히려 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과거 선진국들의 경험이다. 지난 연말 우리는 아름다운 양보의 광경을 목격한 바 있다. 몇 년째 공사가 중단되었던 북한산 외곽순환도로 건설 문제가 불교계의 선선한 양보로 재개되는 길이 열렸던 것이다. 새만금 사업은 현재 주요 토목공정의 대부분이 완료된 사업이라는 점에서 외곽순환도로 문제와 유사하다. 새만금 사업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갯벌을 파괴한다는 것과 새만금호의 수질 악화로 제2의 시화호 사태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록 새만금 갯벌이 손실된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국토면적 대비 세계 최대의 갯벌 보유국이다. 또 대다수 호수 수질 전문가들이 새만금호 수질에 대해서 점차 낙관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농경지 확보 위주의 이 사업이 경제성을 잃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지만 드넓은 새만금 간척지는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와 국민소득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땅값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갯벌보다 훨씬 더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환경단체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삼배일보를 비롯한 갖가지 이벤트를 펼치고 언론매체들을 동원해서 끊임없이 새만금 반대 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이제까지 김제 새만금전시관을 찾았던 5백만 관람객들의 대부분이 사업 지속에 찬성했으며 1백80만 전북도민들 역시 절대적인 호응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새만금 사업에 대해서 환경단체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는 이제 분명하다. 현실을 겸허하게 직시해서 양보할 것은 과감히 양보해야 하겠다. 그럴 때 비로소 국민들과 함께하는 환경보전의 참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