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16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FTA가 국내 주식시장에 중장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시장 확대에 따른 국내기업의 실적 증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칠레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작년말 현재 18.8%에 이른다. 휴대폰과 컬러TV·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의 칠레내 수입시장 점유율도 9%에 달한다. 따라서 FTA 체결로 무관세 수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칠레와 FTA를 맺고 있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에도 무관세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돼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은 "칠레를 포함한 중남미시장 규모가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주요 수출시장에 비해 미미하지만 수출여건 개선이라는 점에서 투자심리 호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 휴대폰 가전제품 등 수출 관련기업의 주가 상승세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증권업계는 또 칠레와의 FTA 협정 체결이 다른 나라와의 FTA 체결을 앞당기는 계기라는 점 역시 증시에 호재라고 지적한다. 정부는 내년말 협정 타결을 목표로 최근 일본 싱가포르 등과 협상을 시작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가간 FTA협정은 한 나라의 대외개방 척도를 가늠하는 잣대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번 칠레와의 FTA 협정 체결은 국내증시의 대외 신인도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업부문에 대한 피해는 예상되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투증권 이승섭 연구원은 "음식료 업체들은 원맥이나 원당의 수입가격에 영향을 다소 받을 수 있지만 칠레와의 교역관계는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