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10개를 삼킨 환자 때문에 고려대 안암병원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민에 빠졌다. 15일 고대 병원에 따르면 바늘 10개를 삼킨 주인공은 정신지체 3급 장애를 앓고있는 안모(49.경기도 남양주시)씨로 지난달 말 고대 병원에 입원했지만 병원측은 수술 여부에 대해 깊은 고민에 잠긴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안씨는 TV에서 자전거를 먹는 기인(寄人)을 본 뒤 이를 흉내내 물이 든 컵에 바늘을 넣어 삼켰고 지난달 4일 처음으로 "배가 아프다"며 병원을 찾은 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진료 접수만 한 채 사라져 의료진의 애를 태웠다. 안씨는 바늘이 위장 등 장기를 뚫으면 복막염으로 번져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급기야 지난달 말 병원에 입원했지만 병원측도 막상 환자를 받고 나니수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바늘이 장기 곳곳에 퍼져 있는 데다 장기의 연동운동으로 함부로 칼을 댔다가는바늘은 제거하지 못한 채 오히려 안씨 생명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의료진의판단이다. 게다가 최선의 수술 방안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안씨 보호자인 70대 노모의 동의를 받지못한 상태여서 마음대로 수술을 할 수도 없다는 것. 안씨는 "치료가 필요없다"며 퇴원을 원하고 있지만 복막염으로 악화할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해 선선히 안씨의 요구를 들어주기도 쉽지 않다는 게 병원측의 또 다른 고민이다. 담당 의료진 관계자는 "바늘 제거 수술이 성공하더라도 안씨가 바늘을 또 삼킬우려가 있어 정신과 치료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것도 갑갑한 상황"이라며 "어떤게 최선의 방법인지 몰라 대변으로 바늘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병원 관계자는 "안씨가 퇴원을 원하고 있지만 병원측은 언론에다 안씨를 완치할때까지 책임진다고 말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