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관광을 계속하자니 손해가 크고, 하지 말자니 명분이 없어지고' 현대아산이 지난달 10일 중단된 금강산 해로관광의 재개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빠졌다. 육로관광이 자리를 잡고 있는 마당에 수익만 생각하면 용선료 등 막대한 비용이드는 해로관광을 계속할 수 없지만 금강산 관광의 시작을 알리며 남북화해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섣불리 그만 둘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해로.육로관광 병행 운영은 현대아산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경영난이 계속되자 굳이 명분때문에 해로관광을 계속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있다. 고민끝에 현대아산이 내린 결론은 해로관광을 유지하는 대신 비용은 최대한 줄여보자는 것. 현대아산은 설봉호보다 용선료가 훨씬 싼 경수로 인력수송선을 해로관광에 투입하고 운항 횟수도 종전 격일에서 2주일에 한 번으로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있다. 하지만 당초 2월 초부터 재개하겠다던 계획이 선사측과의 계약 난항으로 점점늦어지고 재개 시점조차 명확히 잡지 못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금강산 바닷길이 이대로 완전히 닫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관계자는 "용선료를 포함한 협상이 거의 마무리단계여서 3월말께는 해로관광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이 이처럼 해로관광 재개 방침을 분명히 하는 데는 명분 외에 다른 이유도 있다. 우선 육로가 막힐 때에 대비해서다. 육로관광은 유엔사의 통제를 받는 군사분계선을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및 국제정세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로관광보다 훨씬 크다. 또 향후 관광객이 크게 늘어 해로관광 수요가 커질 때를 대비해서라도 해로관광의 명맥을 유지하는게 좋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수익성만 따지자면 해로관광은 중단해야 맞지만 여러 여건을 감안해 계속 할 생각"이라며 "남북 화해에 큰 역할을 한 해로관광이 다시 활기를찾을 수 있도록 정부도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