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이 13일 발표한 '한국인 인체 치수'는 소비 수준 향상으로 인한 영양 섭취 확대로 한국 성인 남녀의 '비만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50대 남녀 10명중 8명이 정상 체중보다 무거운 것으로 나타나는 등 20∼30대 청ㆍ장년층보다 중년층의 비만 인구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 키 커지고 뚱뚱해진 한국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이상 남녀의 전체 평균 키는 지난 79년보다 2∼6cm 커졌지만 몸무게는 남성의 경우 8.8∼11kg, 여성은 2.5∼7kg 증가했다. 허리둘레는 남성은 3.5∼10.7cm, 여성은 0.3∼10.3cm 각각 늘어났다. 키가 가장 큰 연령대는 20대 남성으로 평균 1백73.3cm였고 가장 무거운 연령대는 30대 남성으로 평균 몸무게가 71.2kg으로 조사됐다. 체형 변화는 50대 남녀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50대 남성의 평균 키는 1백65.2cm였고 허리둘레와 몸무게는 각각 86.6cm, 67.7kg이었다. 50대 여성은 평균 키 1백53.6cm에 허리둘레 83.7cm, 몸무게 60.1kg이었다. 이는 1차 조사 때인 지난 79년에 비해 키는 1.7∼2.3cm 커진 반면 허리둘레는 무려 10.3∼10.7cm 굵어지고 몸무게도 7∼11kg이나 증가한 것이다. 체질량 지수를 기준으로 한 연령대별 비만 인구 비율은 남성의 경우 △20대 24.7% △30대 41.7% △40대 48.7% △50대 52.3%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비율이 높아졌다. 반면 50대를 제외한 여성은 △20대 68.6% △30대 56.4% △40대 42.2%가 정상 체형으로 조사돼 몸매 관리에 여성이 더 적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 무거운 사무직 남성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직업군별 체형 조사도 이뤄졌다. 남성의 경우 사무직 종사자와 생산직 종사자의 키는 각각 1백69.7cm, 1백69.6cm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근무 환경과 운동 부족 등으로 사무직 종사자가 생산직 종사자보다 몸무게는 2kg 더 무겁고, 허리둘레와 엉덩이 둘레는 1∼1.4cm 더 컸다. 여성은 사무직이 생산직에 비해 키는 0.4cm 큰 반면 몸무게는 4.1kg,가슴ㆍ허리ㆍ엉덩이 둘레는 4.6∼4.8cm 더 작아 사무직 여성이 생산직 여성보다 외모 관리에 더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여성 가운데는 가슴둘레 75∼85cm, 허리 60∼70cm, 엉덩이 85∼95cm인 여성 비율이 25%로 가장 많았다. 30∼40대 남성 중에는 목둘레 38∼39cm(18.2%), 가슴둘레는 95∼1백cm(32.2%)인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