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경제팀장'으로 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이 기용되기까지는 청와대의 '삼고초려'가 있었다. 청와대는 연초부터 이 신임 경제부총리를 염두에 두고 '공'을 들여왔다. 때마침 한나라당에서조차 이 부총리에 대한 전국구 1번 배정 혹은 최병렬 대표의 강남갑구 공천 제의설이 흘러나오면서 지난 2일 노무현 대통령은 그를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나누면서 의중을 떠봤다. 그러나 부정적인 답변이 나왔다. 자신은 '흘러간 물'이라는 겸사를 했지만 주변에서는 시장주의자인 이 부총리가 경제정책에서 '코드 맞추기'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로 인해 지난주 초 이헌재 카드는 물거품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대안 부재론에다 정찬용 인사수석 외에 경기고ㆍ서울대 동문 후배인 유인태 정무수석까지 삼고초려에 가세하면서 이 부총리의 마음을 조금씩 돌렸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주 들어 일각에서는 이 부총리가 경제살리기ㆍ민생챙기기 과제를 놓고 '청와대 불간섭' 등 몇가지 조건을 제시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정 수석은 인사발표 직후 "장관쯤 되는 분이 어디 한두가지 요구사항이 없겠나"라는 말로 이같은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 한편 이번주 들어 이정재 금감위원장 교체설까지 일각에서 흘러나왔지만 청와대는 총선출마자 교체 인사 입장을 계속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은 이와 관련, "금감위원장은 임기직이 아닌가"라는 말로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출신이면서 현 정부 출범 후 이렇다 할 '자리'를 못 받았던 김대환 노동장관은 여섯명이 넘는 후보자들 중 인수위 경력을 평가받아 입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이 '친노조로 다소 진보적'이라는 일반적 평가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최근의 논문을 보면 상당히 온건 합리적"이라며 노사관계 특히 기업 쪽 우려를 미리 씻으려 상당히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국정원 기조실장에 김만복 NSC 정보관리실장이 기용된 것은 전임 서동만 실장에 대한 경질인사 결과로 볼 수 있다. 서 실장은 최근 '외교부 기자 통화내역 조회'에 따른 물의로 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신임 실장이 국정원으로 승진해 가면서 '자주외교'의 핵심인 이종석 NSC 사무차장에게 힘이 더 실릴 전망이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