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안된다.알코올 도수를 21도로 낮춰 판세를 뒤집겠다.' '산'소주를 생산하는 두산 주류BG가 소주사업의 사활을 건 '올인' 승부수를 던졌다. 산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이달 중순부터 22도에서 21도로 과감히 내리기로 한 것이다. 이에 맞서 진로도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를 21도로 내릴 예정이어서 소주시장은 3년만에 21도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22도 시장을 흔들어라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다. 성공하면 본전이지만 실패하는 날엔 제품생명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 주류BG의 조승길 사장은 이런 위험을 알면서도 먼저 승부수를 날렸다. 지난 1년간 종합분석을 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두산측은 두 가지를 노리고 있다. 하나는 갈수록 시장점유율이 떨어져가는 산소주의 회생전기를 마련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2도 시장을 먼저 흔들어 참이슬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난 1년간 산소주는 참이슬에 눌려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위기를 겪었다. 작년 2월 7.5%였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4.5%로 급락했다. 하지만 두산은 최근 1년 사이 불어닥친 '웰빙 열풍'에서 뒤집을 기회를 잡았다. 성재철 마케팅 부사장은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부드러운 소주를 찾는 고객이 많아 고민 끝에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추게 됐다"고 말했다. ◆진로의 맞대응 진로도 21도로 리뉴얼한 참이슬을 출시할 계획이다. 산소주의 21도 전략이 먹혀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기존 참이슬의 도수를 전면적으로 내릴 방침이다. 진로의 장승규 제품개발팀장은 "현재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소주 알코올 도수는 20도"라며 "생각과 입맛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적정선인 21도에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참이슬로서는 도박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시장점유율 54%대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가 굳이 두산과 맞대응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두산의 전략에 진로가 휘말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게 주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치열한 마케팅싸움 예고 두산은 21도 신제품 출시에 맞춰 상표 디자인을 바꿀 계획이다. 광고 카피도 '자연의 부드러움'을 강조,산소주가 부드러운 소주임을 집중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또 지면광고 등을 통해 달라진 산소주의 이미지도 부각시켜 21도 소주시장을 선점하기로 했다. 특히 수도권 일대 음식점과 소주방 등을 겨냥한 타깃 마케팅을 펼쳐 '21도 소주=산소주'라는 인식을 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진로 역시 다양한 마케팅으로 두산의 선제공격을 막아낼 방침이다. 법정관리기업인 탓에 민첩하게 대응하긴 어렵지만 최대한 조속히 법원과 협의해 광고전략을 내놓기로 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