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서 식탁까지…쇠고기 알고 먹는다 ‥ 생산이력 인터넷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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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장에서 식탁까지 쇠고기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
서울 마포에 사는 주부 이주영씨(34)는 광우병 공포에도 아랑곳없이 할인매장에서 산 쇠고기로 식단을 꾸민다.
광우병 파동으로 쇠고기 기피증이 만연하면서 갈비집, 설렁탕집이 텅텅 비는 등 쇠고기 소비가 격감하고 있지만 이씨는 육류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소가 어느 고장에서 태어나 뭘 먹고 자랐고 어떤 유통경로를 거쳐 식탁까지 오게 됐는지'를 직접 상세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우병과 조류독감, 돼지 콜레라 등 가축질병이 만연하면서 육류소비가 30~40%나 급감하자 육류업체들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생산이력관리 시스템(Trace-ability system)'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생산이력관리'란 소나 돼지 등 가축이 태어남과 동시에 사육→도축→가공→유통 및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정보를 관리한 뒤 소비자가 인터넷 등을 통해 소의 품종, 성별, 월령, 사육농장, 사료의 종류, 도축장, 도축일시, 부분육가공장, 일시 등 직접 검색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이럴 경우 광우병 소가 발견된다 해도 이 소가 태어나고 자란 경로와 완전히 다른 소는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된다.
또 수입산 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파는 행위도 막을 수 있다.
한국냉장은 지난달 26일 '생산이력관리'된 한우 쇠고기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제품고유번호를 확인해 홈페이지(www.hannaeng.co.kr) 이력검색 시스템에 입력하면 언제 어디서 어떤 경로로 제품이 생산돼 소비자가 살 수 있었는지 알려준다.
농협도 지난달 12일부터 '한우안심 확인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하나로마트에서 파는 '하나로 한우 명품' 브랜드의 쇠고기를 사면 사육단계부터 각각의 소에 고유번호를 붙여 쇠고기를 산 소비자가 인터넷(www.hanaro-club.com)을 통해 사육장소, 사육과정 등을 확인하도록 했다.
유통업체인 롯데백화점(명동점)도 지난해 7월부터 '우리얼 한우'라는 브랜드에 한해 송아지 귀에 전자칩을 부착한 뒤 쇠고기를 구입한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사육에서부터 도축, 가공과정까지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확인시켜 주고 있다.
한국냉장 김덕락 부사장은 "최근 광우병과 구제역 및 O-157,돼지 콜레라, 조류독감 등 가축관련 질병이 만연해 소비자들이 안전한 고기를 원함에 따라 모든 생산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바꾸고 있다"며 "특히 소비자들이 광우병 발생과 상관없는 한우 소비마저 줄이고 있어 한우에 먼저 생산이력관리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료회사와도 긴밀한 협력시스템을 만들어 그야말로 '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할 방침이다.
실제 이같은 이력관리 시스템은 광우병 발견과 예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번 미국에서 발견된 광우병 젖소도 미국의 이력관리 시스템 덕분에 캐나다산 소임을 알아채 같이 자란 것으로 확인된 소를 모두 도살했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