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객주'의 안주가격은 결코 싸지 않다. 대신 품질과 다양성으로 승부한다. 박씨는 이런 본사의 전략이 맘에 들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개업 초기 매장 입구에서 "야! 비싸다"라고 탄성을 지르고는 다시 나가버린 사람이 하루 2∼3명은 됐다. 박씨는 이런 손님들을 잡기위한 방안을 짜내는데 고심했다. 그 결과가 요일별로 특정 안주 한가지를 50% 할인해 주는 판촉 전략. 박씨는 "테이블 단가는 조금 내려갔지만 테이블 수는 늘어나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박씨는 고객의 마음을 읽는 데도 탁월하다. 그는 "주인의 모양새와 말 한마디 한마디를 손님들이 의식한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박씨는 항상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다. 깨끗한 용모와 진지한 마인드를 고객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박씨는 프랜차이즈 본사 방침을 반드시 따르지는 않는다. 본사인 해리코리아는 '이벤트 주점'을 개발한 회사로 유명하다. 홀 가운데서 항상 뭔가 재미있는 이벤트를 열고 경품을 제공하는 술집을 많이 개발했다. 유객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박씨는 아직 이벤트를 열지 않는다. 그는 "손님이 대부분 직장인들이어서 떠들썩하고 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본사의 방침이더라도 상권에 맞게 한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방배동 가게를 계약하자마자 디지털 카메라로 가게 내부를 찍어두었다. 그는 "지난번처럼 새 건물주가 '방 빼'라고 할 경우를 대비해서 인테리어 등의 투자비를 돌려받으려면 이렇게 증빙서류를 만들어 둬야 한다"고 말했다. 허공으로 날아가버린 2억원이 가져다준 소중한 장사 노하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