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가 인상되기 전에 최대한 채권을 많이 발행하자.'


올 들어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의 신규 채권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국제자본시장 조사업체인 톰슨파이낸셜은 지난 1월 중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세계 신흥시장국들이 발행한 국채 및 회사채 규모가 1백37억달러에 달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아시아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1997년 7월(1백55억달러) 이후 최대다.


톰슨파이낸셜은 "신흥시장의 1월 중 채권발행액이 1백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현상은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기업의 신규자금 수요가 많아지고 투자자들의 채권투자 의욕이 높아진 게 그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유로존과 일본 등 각국의 연쇄 금리인상을 몰고올 미 금리 인상조치에 앞서 기업들이 채권발행 시기를 대거 앞당겨 신흥시장의 채권발행액이 크게 늘어났다는 게 톰슨파이낸셜의 분석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발행금리도 그만큼 상승,기업들의 자본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조금이라도 싸게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금리가 인상되기 전에 채권발행을 서두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역으로 신흥시장의 채권발행 급증은 미국의 금리인상 임박을 의미한다.


바클레이캐피털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매튜 보겔은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국가들이 발행하고 있는 채권은 미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달러화 표시채"라고 지적,"금융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호전되고 있는 미 경기지표들을 감안할 때 FRB의 금리인상 시기가 당초의 올 하반기에서 상반기 말로 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파이낸셜타임스는 오는 6일 미국의 1월 고용시장동향이 나오면 미 금리인상 시기를 좀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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