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투자회사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2일 인가를 받아 지난 2002년 선진 금융기법의 하나로 도입된 선박투자회사 제도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해양수산부 문해남 해운정책과장은 "이 제도는 독일 노르웨이 등 유럽에서 활성화됐지만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처음"이라며 "연간 3조원에 달하는 선박금융시장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입배경은 선박 확보 지원=그동안 해운업체들이 선박을 확보해 온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선박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빌린 자금으로 배를 사거나 △리스회사를 통한 임대 △선사 자체자금으로 충당하는 등이 그것이다. 대형 선사들은 주로 첫번째 방법,즉 '선박본선 담보부금융'을 활용했다. 이 시장의 규모는 연간 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IMF(국제통화기금)사태 이후 해운회사들은 주요 자금조달처였던 외국계 은행으로부터의 차입이 힘들어졌고 국내 은행들도 차입비율을 선박 비용의 1백%가 아닌 최대 70% 가량으로 낮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2년 일반 투자자로부터 직접금융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 모은 선박투자회사가 배를 사들여 이를 해운업체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선박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터 줬다. ◆펀드형태로 운용된다=국내 1호 선박펀드인 '동북아 1호 선박투자회사'는 유가증권발행신고를 거쳐 다음달 중 일반인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확보된 자금은 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30만t급 유조선에 투자될 예정이다. 선박 매입비용 8백4억원은 △일반 투자자(약 1백61억원·선박비용의 20%) △수출입은행·기업은행 차입금(약 5백63억원·70%) △현대상선 선사보증금(약 80억원·10%)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현대상선과 12년간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현대상선에서 받은 용선료로 투자자들에게 7년간 6.5%의 배당을 실시하고 2011년 원금 상환이 이뤄진다. 올해 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박투자회사는 서류상의 회사로 설립에서 투자자금 모집,차입,선박건조계약,대선계약 등 모든 업무를 펀드운용사인 선박운용회사가 맡는다. '동북아 1호'는 선박운용회사인 한국선박운용이 맡게 된다. 한국선박운용은 자본금 73억원으로 작년에 설립됐으며 STX조선,대우조선해양,대한해운,수협중앙회,한투증권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