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제동장치와 디젤엔진 기술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독일 보쉬사의 잔 듀포 섀시시스템 부사장은 최근 독일 남부에 있는 이멘쉬타트 공장에서 가진 한국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자동차메이커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현대모비스와 제휴해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차량자세제어장치) 등 첨단 제동시스템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SP시스템은 커브길이나 장애물이 갑자기 나타났을 경우 바퀴의 미끄러짐과 차체 선회각을 자동차의 네 바퀴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감지해 자동으로 제어함으로써 안전한 조향을 유도하는 장치다. 듀포 부사장은 "독일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절반 가량은 ESP를 장착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 차량의 장착률은 1%를 밑돈다"며 "자동차 사고를 예방하고 해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이른 시일 내 ESP보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모비스와 EPS사업을 제휴하게 된 배경에 대해 "모비스는 자동차 부품과 관련한 다양한 기술을 갖고 있어 직접투자보다는 모비스와 제휴해 제품을 생산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듀포 부사장은 "한국은 현재 ABS 장착률이 30∼40%에 불과해 ABS 장착률이 1백%인 유럽과 비교해 시장 잠재력이 크다"며 "보쉬는 현대·기아자동차와 함께 자동차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증대시킬 목적에서 모비스와 협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