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옷은 싸구려'라는 통념을 깨고 패션몰에서 백화점식 고급 전략을 펼쳐 성공한 상인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원단이나 바느질 공임에서 백화점의 브랜드 의류에 뒤지지 않는 고가 옷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것. 남대문 메사 1층에 있는 울니트 전문점 삐에르송은 고품질 양모 원단으로 옷을 만들어 자체 브랜드를 달아 판매한다. 고급 원단을 쓰기 때문에 코트는 50만원,원피스는 30만원을 호가한다. 그런데도 손님이 많아 월 1천만원대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박현숙 삐에르송 사장은 "대개 인근 백화점에 들렀다가 오는 손님들"이라며 "고급스러운 컨셉트로 매장 특성을 살린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입소문이 나면서 일본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메사 2층 숙녀복 매장 JEL은 40만원대 코트,10만원대 바지 등 고급스러운 캐주얼 의류를 팔아 한 달에 8백만원대의 순수익을 올린다. 제품의 절반은 일본 미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비싼 편이다. 그런데도 단골들의 구매 단가는 1백만원에 달한다. 조은주 JEL 사장은 "백화점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한 결과 품질과 디자인 수준이 업그레이드 됐다"며 "우리 가게 옷은 백화점에서 파는 물건에 비해 원단이나 디자인은 뒤지지 않는데도 가격은 더 싸다"고 주장했다. 명동 밀리오레 지하 1층 SOUL은 명품 의류와 똑같은 소재로 코트와 바지를 자체 생산해 판매한다. 깔끔하고 흔하지 않은 디자인을 선호하는 20대 직장여성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결과 한 달에 3천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정임 SOUL 사장은 "패션몰도 이젠 디자인과 품질로 승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얘기했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