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원 인사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공계와 해외파의 중용이다. 이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과 글로벌화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정기임원 인사에서 해외 부문의 91명을 승진시켰다. 지난해보다 무려 44%나 늘었다. 신규 임원중 해외 인력도 작년보다 30%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인 48명에 달해 해외파의 중용이 두드러졌다. 특히 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중국 지역에서는 16명이나 승진했다. 삼성은 또 삼성전자 등 IT(정보기술)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1백54명의 이공계 출신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2002년 1백6명, 2003년 1백22명에 이어 이공계 전공자를 갈수록 중시하고 있다. LG도 중국시장 등 해외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지사나 법인에서 경험을 쌓은 해외파들을 중용했다. LG전자에선 중국 톈진법인을 매년 40% 이상 고속 성장시켜 온 손진방 부사장과 러시아법인 지사장을 맡아 상당한 성과를 올린 변경훈 상무를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해외파 약진을 입증했다. 지난해 극심한 내수침체 속에서 수출로 활로를 뚫은 현대ㆍ기아차 역시 해외영업본부와 연구개발(R&D)본부에서 승진자의 60% 가량을 뽑았다. 특히 R&D 부문에서 승진자의 40%가 배출돼 이공계 출신에 대한 우대가 두드러졌다.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추세에 대응하고 차세대 성장동력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파와 이공계 출신에 대한 중용은 국내 시장의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해외에서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