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2:43
수정2006.04.01 22:45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춘절(春節·설) 기간인 지난 25일 베이징내 2개 병원을 찾았다.
그의 방문 모습은 이날 저녁 중국 CCTV에 방영됐다.
그의 방문 목적은 원로 경제학자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오전 10시 원 베이징병원에 입원해 있는 쉐무차오(薛暮橋) 경제학자의 병실에 들어선 원 총리가 가족들을 위로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원 총리는 "쉐씨가 중국 경제개혁과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1백세가 된 쉐씨는 몸이 불편해 계속 누워 있었다.
원 총리는 쉐씨의 손을 지그시 잡고 가족들과 얘기를 이어갔다.
원 총리의 다음 행선지는 시에허병원.경제학자인 천한성(陣翰笙)의 1백8세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원 총리는 생일케이크를 자르며 천씨를 "중국 경제학계의 개척자이며 창의적인 사고를 가진 교육자"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동행한 경제학자들에게 "슈에씨와 천씨의 학술 경험과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관련 부처는 원로 학자들이 은퇴한 뒤에도 편히 살수 있게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날 원 총리의 모습은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춘절을 맞아 언론에 비친 중국 지도자들 행보의 연장선상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허베이성의 빈민촌인 장자커우 마을에서 주민들과 만두를 빚으며 갑신년 새해를 맞았다.
원 총리도 21일 허난성의 마을과 공장 철도역 경찰서 등지를 찾아가 노고를 치하하고 특히 예정에도 없이 가난한 마을을 방문해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의도됐든 아니든 원 총리의 원로 경제학자 방문은 신선해 보였다.
지도부에서부터 교수 기업인 등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빠른 속도로 젊어지고 있는 중국의 현실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랬다.
이날 중국 총리의 춘절 행보를 보면서 한국의 현실이 궁금해졌다.
"한국은 원로 경제학자들의 소중한 경험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지.한국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해온 학계 관계 재계의 원로 인사들이 소외받고 있지는 않은 지…"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