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불거진 중국의 전력난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중국경제 성장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전력부족은 오는 2005년까지 심화될 것으로 보여 전력파동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98년 전력이 과잉공급되고 있다고 판단한 중국정부가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엄격히 제한하면서 비롯됐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력 투자는 전체 사회간접자본 투자액 대비 12%를 웃돌았으나 90년대 말 이후 6∼7%에 그쳤다. 상하이(上海)의 경우 지난 2002년 전력분야 투자는 오히려 18.3% 감소했다. 반면 전력수요는 2002년 6월 이후 월 평균 15% 이상 급증했다. 철강 비철금속 화학 등 에너지소비가 많은 중화학공업 기업이 급증한 데 따른 현상이다. 수력발전 지역의 가뭄,채산성 악화에 따른 석탄채굴 감소 등도 사태 악화에 일조를 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수요가 많은 상하이 저장(浙江) 장쑤(江蘇) 후난(湖南) 푸젠(福建) 등 중국 13개 성(省)이 제한송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저장성의 경우 전력 부족으로 시멘트공장 가동률이 80%에 그쳐 시멘트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저장성은 에너지소비가 많은 기업에 대해 주당 2∼3일씩 휴무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푸젠성 샤먼(廈門)의 17개 대형 쇼핑센터는 매주 2일씩 돌아가며 문을 닫고 있으며,후난성 창사(長沙)시는 작년 말부터 '開三停一(4일에 하루 단전)'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상하이의 경우 올 겨울 약 2백만㎾의 전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각 기업에 정상적인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휴무일을 조정하도록 조업지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전력 송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전망(國家電網)공사는 앞으로 수년간 전력수요가 11% 이상 증가,정부의 투자확대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최대 고비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이 전력난 해결을 위해 석유수입을 늘릴 방침이어서 국제 원유 가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