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살모사 독샘에서 분리한 '디스인테그린' 유전자가 뛰어난 항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세대 의대 정광회 교수(심혈관연구소)와 박용석 교수(임상병리학과)팀은 살모사의 독샘에서 추출한 디스인테그린 유전자를 흑색 종양세포가 있는 쥐에 4일마다 한차례씩 3주간 투여한 결과 암 전이와 암 성장이 각각 92%와 75% 가량 억제됐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또 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20주 후까지 큰 부작용 없이 디스인테그린 단백질이 발현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 선도기술개발 사업과 산업자원부 차세대 사업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암 연구분야 최고 학술지인 '캔서 리서치' 최근호에 실렸다. 그동안 뱀독에서 분리한 단백질을 쥐에 주사해 각종 암의 전이와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이들 단백질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생체 내에 주입해 항암 효과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기존 단백질 주입 방법의 경우 살모사의 독에서 추출한 '살모신' 단백질을 쥐에게 3주간에 걸쳐 매일 주사해야 항암 효과가 나타났으나 디스인테그린 유전자는 4∼5일에 한 번만 투여해도 유사한 항암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디스인테그린 유전자 치료는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학술적 의미뿐 아니라 임상적용 가능성도 매우 높다"며 "미국과 유럽 일본 호주 등 8개국에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