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업무지시는 문서로 해라' '직원들의 머리에 손대지 마라' '간부식당을 따로 두지 마라'…. 베트남에서 반드시 지켜야할 노무관리 원칙이다. 얼굴 모습이 비슷하기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도 한국인과 똑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믿는다면 큰 실수를 범하기 쉽다고 남기만 하노이 상무관은 조언했다. 원만한 노사관계는 현지인들의 특수한 문화를 배우려는 노력에서 비롯돼야 한다는 것이다. 베트남 근로자들은 실수에 대해서도 절대로 사과하지 않는다. 잘못이 드러나면 핑계를 대는 경우가 많다. 사회주의체제 속에서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어서다. 자존심이 그만큼 강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다른 사람 앞에서 모욕을 주거나 꾸중을 하면 근로자들로부터 원한을 사기 쉽다. 특히 머리를 가볍게 치는 것은 대단히 모욕적인 구타로 간주된다. 경영자는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잘못을 설명하는 방법으로 근로자들을 타일러야 한다. 베트남 근로자들이 '차별'에 민감한 점도 유의할 사안이다. 간부식당을 만들면 매우 싫어하며, 그 결과 사내 위화감이 조성된다. 경영자도 직원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면 좋아한다. 특히 베트남 여성들은 공산주의 영향으로 남녀평등 의식이 강하다. 자존심을 건드리는 발언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베트남은 '문서화'가 발전된 사회다. 업무지시를 내릴 때 서류로 하면 효과적이다. 근로자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감정을 노출하면 관계를 다시 정상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공식문서로 지시를 내릴 필요가 있다. LG전자의 성낙길 하노이 지사장은 "근로자 가족들도 함께 참여하는 체육대회 야유회 합창대회 등을 수시로 개최해 한국적인 노사문화를 전수하고 있다"며 "베트남 사람들은 일을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 적당한 동기만 부여하면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전했다. 하노이(베트남)=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