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취임한 이래 `기아와 전쟁'을벌이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기아퇴치 운동 확산을 위해 국제금융거래에 세금을 부과해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17일(현지시간) 관영 브라질 통신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룰라 대통령이 오는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만날 때 기아퇴치를 위한 국제기금 조성을 위해 국제적 `기아세(稅)'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기아세의 상세한 내용과 기금 배분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않고 현재 검토 중이라는 점만 시사했다고 브라질 통신은 전했다. 성명은 그러나 룰라 대통령이 제안할 국제적 기아세는 현재 브라질 정부가 금융거래에 부과하는 세금과 유사한 형태를 띨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은 수표 이용등 거의 모든 금융거래에 0.38%의 세금을 부과하는 이 제도로 연간 70억달러의 세수입을 올리고 있다. 노조 지도자 출신의 좌파 룰라 대통령은 집권 이래 지난 1년간 `기아퇴치운동(Fome Zero)'을 새 정부의 최우선 사업으로 벌여왔다. 룰라 대통령은 빈부격차 해소와 기아와의 전쟁, 고용창출 등을 선거공약을 내걸었으며 "임기가 끝날 무렵에는 모든 국민이 하루 3끼의 식사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브라질 일각에서는 높은 비용과 관료적 비효율성 등으로 브라질 빈민의모든 욕구를 충족시키지 않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실바 대통령 전임자인 페르난두 엥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도 노벨상 수상자인제임스 토빈 전 예일대 교수가 자본거래세의 일종으로 대외투자에 세금을 부과하는,이른바 `토빈세(稅)'안에 서명하면서 1999년 유사한 제안을 했다. 브라질에서는 전 국민의 3분의 1 가량인 5천만명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