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는 민속주가 제격이다. 민속주 업체들은 아무리 불황이라 해도 이번 설에 선물세트 판매량이 작년 설보다 5%쯤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1만∼2만원대의 실속 세트를 앞다퉈 내놓고 소비자들의 낙점을 기다리고 있다. 원가상승 요인이 많은 제품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세트를 구성했다는 업체도 있다. ◆강장 백세주 일반 백세주에 비해 알콜도수가 2도 높은 '강장 백세주'를 선물세트로 만들었다. 알콜도수 15도에 7백㎖ 용량으로 오미자 등 약재 함유량이 일반 백세주보다 2배 이상 많다. 숙성기간도 3배 이상 긴 프리미엄급 약주다. 국순당은 또 전통적인 디자인에 현대적인 멋을 더하기 위해 제품 레이블과 목걸이,병 재질 등 패키지 디자인을 밝고 세련되게 바꿨다. 2,3,4호 세트의 경우 고급 백자형 자기 잔을 함께 넣었다. 가격은 5호 1만5천원에서 2호 6만1천원까지 선택의 폭을 넓혔다. 찹쌀 가격이 많이 올라 전에 비해 원가가 훨씬 많이 드는데도 소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가격을 동결했다고 국순당측은 설명했다. ◆경주법주 금복주는 대표 브랜드인 '경주법주'와 '화랑''운해''안동소주'를 선물세트로 개발했다. 경주법주는 통일신라시대의 궁중비주(宮中秘酒)로 질 좋은 찹쌀과 멥쌀의 속살로 만든 순미주(純米酒)이다. 선물세트는 모두 7백㎖짜리다. 백호(1병)는 백화점 판매가격 기준으로 1만9천1백원이고 2병짜리는 1만3천8백원에서 3만1천4백원까지 있다. 도자기병을 썼느냐 유리병을 썼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화랑은 1백% 찹쌀을 원료로 저온에서 1백50일 이상 장기 숙성시킨 술.천연의 맛과 향을 지닌 명주 브랜드다. 3백75㎖ 3병들이 세트가 1만9천2백원. 운해는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제조법을 최첨단설비로 재현해 생산한 술.참나무백숯으로 정제해 잡스런 맛이 없고 은은한 향기와 미네랄이 잘 어우러져 있다. 7백㎖ 2병들이 세트는 3만7천5백원.안동소주는 1백% 쌀증류액을 사용한 알콜 25도의 증류식 소주이다. 3백㎖ 4병들이 세트가 1만6천8백원. ◆전주 이강주 조선시대 3대 명주 중 하나. 전통 소주에 배(梨)와 생강(薑)을 넣었다 해서 이강주(梨薑酒)라 부른다. 쌀 보리 등으로 빚은 곡주에 매콤한 생강 맛과 계피 향이 스며들어 감칠 맛을 낸다. 은은한 맛과 향이 숙취 없이 오래 남는 것도 특징이다. 울금 꿀 등 한약재가 가미돼 신경안정과 피로회복에 좋다. 알콜 도수는 25도로 순한 편이다. 전주이강주 8호 범종(1천㎖ X 2병)은 7만8천원. ◆문배주·가야곡 왕주 밀과 좁쌀,수수를 주 원료로 만든 증류주.문배나무 과실 향기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려 시조인 왕건에게 문배주가 진상됐다고 하니 그 이전부터 빚어진 술로 보인다. 평양 지방에서 맥이 이어지고 있다. 증류주이나 부드러운 맛과 향취로 유명하다. 문배주 7호(1천㎖ X 2병) 8만7천원. 가야곡 왕주는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주.찹쌀과 야생국화(일명 구절초) 구기자 솔잎 등을 원료로 빚어진다. 가야곡 지방의 맑은 물도 왕주의 명성에 일조하고 있다. 가야곡 왕주 당초주전자(4백㎖ X 2병) 3만8천원. ◆청주 두산주류BG는 2만원대의 '국향 다정세트'와 '국향 다복세트'를 선보였다. 국향 다정세트(이하 소비자가 1만9천7백원),국향 다복세트(2만5천6백원)와 국향 2본입세트(1만4천3백원)를 할인점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고가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설화 특호세트'(4만8천8백원),'국향 정일품세트'(3만3천2백원),산(山)송이 일품세트(3만9천원) 등 10가지를 백화점에서 팔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