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국민소득 1만달러의 덫에 걸려 영원한 2류국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삼성경제연구소의 경고는 그냥 흘려들을 일이 결코 아니다. 1995년 이후 8년째 소득 1만달러 함정에서 헤매고 있는 가운데 경제 활력이 점점 더 위축되고 있어 이런 경고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우리 경제의 활력 상실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투자부진과 제조업 공동화,인구의 급속한 고령화로 과거 30년간 지속돼 왔던 양적 성장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초래됐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유일한 돌파구라 할 수 있는 질적 성장도 기술 수준에 있어 선진국과의 격차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 등 후발국이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어 사면초가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잠재성장률이 4%대로 추락한데 이어 향후 10년간 평균 3%에 머물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경고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 보고서의 지적대로 향후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복지수요 증가가 예견되고 있는데다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2010년까지 국민소득을 2만달러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면 영원한 2류국으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는 경고는 설득력을 갖는다. 사정이 이렇게 절박한데도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정작 더 큰 문제다. 정부는 경제 활력 회복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채 공허하기 짝이 없는 소득 2만달러만 외치고 있다. 현 정부는 집권 이후 공허한 개혁구호를 외쳐 분란만 일으켰지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무엇하나 제대로 한 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수출이 사상 유례없는 호조를 보였음에도 우리만 유독 2%대 성장에 그치고 말았다. 정치권도 경제에 보탬이 되기는 커녕 발목만 잡고 있다. 예산안 늑장처리에다 표만 의식해 한·칠레 FTA 비준안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정치권의 현주소다. 여기다가 노동계를 비롯한 이익집단은 하루가 멀다하고 불법파업과 집단시위에 나서 영일이 없을 정도로 당장의 제몫찾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이제 모든 경제주체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고 경제활력 회복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만달러의 덫에서 좌초하고 말았던 수많은 개도국들의 전철을 밟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