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공항에서 5일부터 대부분의 외국인 입국자들에 대해 지문채취 및 사진촬영이 일제히 시작되자 승객들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내에서조차 지문채취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 DC의 덜레스공항을 비롯한 국제공항 입국자들은 이날 입국심사관 지시대로 심사대에 설치된 전자지문채취 장비에 좌우 검지를 5초씩 댄 뒤 얼굴사진을 찍었다. 이미 입국해 이날 출국하는 사람들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 소요시간은 3분 정도. 90일까지 무비자 미국방문이 가능한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27개국 출신 방문객은 제외됐다. ○…지문채취를 당한 승객들은 대부분 불만을 터뜨렸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한 은행원은 "이번 조치가 비유럽 인종을 차별하기 위한 도구"라고 비난하고 "한때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다고 여겨왔던 나라가 경찰국가로 변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덜레스공항을 통해 입국한 한 브라질 대학생은 "입국심사관들의 태도가 고압적이었다"고 밝혔다. 물론 '어쩔수 없지 않느냐'는 입장을 보인 승객들도 있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컴퓨터프로그래머인 후안 칼카노는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이 다소 귀찮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도 지문채취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CBS방송의 안보전문가 랜디 라슨은 "테러범들이 미국 입국시 지문채취를 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다른 곳으로 갈 것"이라며 이 조치를 환영했다. 톰 리지 국토안보부장관도 이날 "입국심사 강화는 수백만명의 정보를 대테러 전쟁에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CNN방송은 "이 조치가 불필요하게 미국 여행을 지연시킬 뿐 별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정책연구소 데보라 마이어스 연구원은 "덤불속에서 바늘찾기"라고 비난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