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의 조그마한 무인도 '실미도'가 최근 개봉된 영화가 폭발적 인기를 누리면서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섬 전체 면적이 7만5천870평에 불과한 실미도는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옆 무의도에서 불과 2㎞ 가량 떨어져 있다. 실미도는 이젠 북파공작 임무를 띤 지난날 684부대의 훈련장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68년 4월에 창설됐다고 해서 '684부대' 라고 불린 이 특수부대의 창설은 68년김신조가 이끄는 북한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서울에 침투했던 1.21사태에서 비롯됐다. 30년이 지난후 영화 '실미도'의 실제 촬영지가 된 이 곳은 수 십년 동안 사람의그림자 조차 찾아볼 수 없던 황량한 무인도에 불과했다. 무인도인 탓에 배편도 없고, 단지 물이 빠지면 하루 3시간 정도 세상과 연결된다. 그러나 지난 71년 8월 23일 '684부대' 특수대원들의 비극적인 종말을 가져온 이섬은 30여년이 지난 현재 영화 '실미도'의 유명세 만큼이나 인천시 고위 공무원을좌천시키는 비운의 역할을 또다시 연출했다. 인천 중구는 영화 '실미도' 촬영을 위해 이 섬에 설치한 군부대 막사와 철조망등 영화 세트장에 대해 지난해 6월 30일 불법 건축물(건축법위반)로 영화사 관계자를 고발했다. 하지만 인천 시민단체들은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의 경우 관광지로 급부상하는등 경제유발 효과가 있어,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며 "지역문화발전을 위해 철거명령을 철회하고, 고발을 취소하라"고 촉구하는 운동을 펴기도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인천시는 지난 2일자 정기인사에서 영화 '실미도'의 불법 건축물 철거 및 고발의 전결권자인 해당 고위 공무원에 대해 이례적인 문책성 인사(시 총무과 발령)를 단행했다. 시(市)의 한 공무원은 "관광자원이 부족한 인천의 현안을 도외시한 행정 책임자에 대한 문책성 인사인 것 같다"며 "지난날 한맺힌 영령들의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려는 영화제작을 오히려 도와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김명균 기자 km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