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5일 오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만나 30여분간 국정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경제가 위기국면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경제살리기에 앞장서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나라당 은진수 수석부대변인이 전했다. 먼저 최 대표는 "경제가 너무 어려워 실업자가 늘고 있다"면서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인식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고 말문을 열었고,김 전 대통령은 "원내 제1당이 리더십을 갖고 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서 달라"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가 투자로 연결되지 않아 부동자금이 떠돌고 있는 점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한 뒤 "중국에 비해 한국임금은 10배나 높고,노사관계가 너무 경직돼 있다"고 노사문제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최 대표는 "우리나라 임금생활자가 1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노조에 가입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공감을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위기가 한편으로 기회이자 도전이 될 수 있다"며 "여야 할 것 없이 경제살리기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