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사당국이 수감중인 이탈리아 식품기업 파마라트사(社)의 창업주 겸 전 최고경영자(CEO)를 재조사한 가운데 미국 검찰이이 회사 변호사의 뉴욕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는 등 이탈리아와 미국 양국이 파마라트 회계 부정 스캔들에 대한 합동조사에 나섰다. 이탈리아 일간 '일 솔레-24 오레'지는 4일 미국 당국의 지시에 의해 경찰이 파마라트사의 변호사인 지안 파올로 지니의 뉴욕 사무실과 거주지에 대한 수색을 벌여서류들을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지안파올로 지니는 회계장부에서 미화 100억달러 이상의 누락이 발견돼 이미 밀라노에서 수감됐다. 이번 압수수색이 어느 기관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로버트 모젠토 맨해튼 지방 검사 사무실은 확인을 거부했으며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 사무실은 자신들은 파마라트건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압수수색과는 별도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법집행국 로런스 웨스트부국장이 이탈리아에 도착해 현지 수사 관계자들과 만났다. 그는 이번 회계부정 스캔들이 SEC가 파마라트사에 대해 제기한 민사소송건과는아무런 법률적 충돌 관계가 없음을 재확인했다고 일 솔레 지는 보도했다. SEC는 파마라트사가 지난 5년간 미국 증권시장에서 증권을 매각하면서 투자자들을 사취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뉴욕의 연방 지방법원에 고소했었다. 파마라트 회계부정 스캔들은 지난달 19일 케이먼제도 소재 파마라트 자회사가 50억 달러의 유동성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계정에 보유하고 있다는 종전 발표와는 달리 이같은 현금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파마라트의 창업주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칼리스토 탄지 전 회장은 검찰 수사에서 약 125억 달러에 가까운 회계상의 누락이 있을 수 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전해지고 있다. 한편 지난달 23일 탄지의 후임 CEO으로 임명돼 파산선고를 받은 파마라트 회생작업을 추진 중인 기업회생전문가 엔리코 본디는 개인 자산을 내놓겠다는 탄지의 옥중 제안을 거절했다고 이탈리아 일요판 신문들이 보도했다. 회사로부터 약 6억3천만 달러를 빼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탄지는 요트 2대와 여행사 1개, 개인 주식 등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했으나 본디는 "원하는 것은 요트가 아니라 파마라트사 회계에 대한 진실"이라며 거절했다. 본디는 내주 중 채권 은행들과 모임을 갖고 파마라트사가 기업활동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유동성 수혈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파르마.로마 AP.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