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인도 뭄바이 지사 직원들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가 폐장하고 뉴욕 본사 직원들이 퇴근할 무렵 일을 시작한다. 뉴욕과의 12시간 시차가 이들에겐 기회가 되고 있다. 뭄바이 지사 직원들이 그날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의 거래량과 등락폭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만들어 보내면 다음날 아침 본사 직원들은 이를 토대로 영업을 시작한다. 미국ㆍ인도간 '바통 터치를 통한 팀 플레이'는 금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도 남부 첸나이에는 미국 부동산회사를 위해 일하는 인도 기업이 많다. 미국 회사 직원이 영어로 된 두꺼운 부동산 계약서를 e메일로 첸나이에 보내고 퇴근하면 인도 기업에선 이 계약서를 검토, 문제가 없는지 체크해서 다음날 아침에 볼 수 있도록 미국으로 돌려보낸다. 인도의 성장동력은 이같이 기업의 특정업무를 대행해 주는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서비스다. 인도는 영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풍부한 노동력을 앞세워 '세계경제의 백업센터'로 자리를 굳혔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방갈로르에는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1천대 기업중 2백개사 이상이 IT 관련 연구개발(R&D)과 아웃소싱을 위해 진을 치고 있다. 매년 수십만명씩 쏟아져나오는 저임금의 IT 인력도 빼놓을 수 없는 인도의 경쟁력이다. 인도는 이제 '세계의 소프트웨어 공장'을 지나 제조업 부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79년 개혁 개방에 나선 중국의 뒤를 이어 91년 자유시장경제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인도는 IT와 BPO의 성공신화를 제조업에서도 재현시켜 2050년엔 세계 빅3로 올라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뭄바이(인도)=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