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올해 경영방침은 '내실'이라는 한 단어로 집약됐다. 가계부실,북핵위기,정치불안 등 위험요인이 산재한 만큼 '안살림 챙기기'에 주력해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대부분 은행들이 올 자산규모 증가율 목표를 10% 이하로 정하고 '리스크 관리'를 첫 번째 경영방침으로 내세운 것은 이런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올해 경영방향을 '수익극대화를 통한 글로벌 뱅크로의 도약기반 구축'으로 정리했다. 이를 위해 △리스크관리 강화 등을 통한 자산건전성 확보 △금리 등 가격선도를 통한 적정 예대마진 확보 △소매금융 지속강화 △PB,소호 등 핵심사업부문에 대한 시장지배력 강화 등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총자산 목표치는 작년말(약 2백30조원)보다 7∼8% 늘어난 2백50조원 안팎으로 잡았다. 이덕훈 우리은행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내실경영을 통한 질적성장 구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한 경영방침은 △리스크 관리 고도화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 비중 40% 이상으로 확대 △지주회사 체제의 시너지 극대화 등을 제시했다. 올 총자산 목표는 작년말(1백10조원 추정)보다 9% 정도 늘어난 1백20조원으로 정했다. 하나은행은 올 자산증가 목표치를 작년말 92조5천억원에 비해 10% 정도 늘어난 1백1조5천억원으로 제시했다. 하나은행은 특히 법인세 효과를 감안,올해 순이익을 최대한 많이 내기로 했으며 예상순익을 올해보다 60% 많은 8천억원으로 설정했다. 최동수 조흥은행장은 "연체와 부실의 회수가 손익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연체,부실과의 전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은행은 올해말까지 자산규모를 45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말 자산규모(약 41조5천억원)보다 약 8% 증가한 수치다. 하영구 한미은행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수익증대를 위해 위험자산을 증가시키는 데 의존했다"고 지적하고 "올해엔 자산의 증가만으로 수익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던 영업전략에서 탈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는 "상시적인 기업구조조정에 힘쓰는 한편 기업의 직접금융 수요 증가에 부응하는 시장조성에도 힘쓸 것"이라며 "17조원의 자금공급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창 기업은행장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자산건전성을 제고하고 건전성이 확보되는 범위 내에서 적정성장을 도모함으로써 장단기 안정적인 수익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