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가 제정한 '다산금융상'은 금융계의 한 해를 결산하며 가장 뛰어난 실적을 올린 금융인과 금융회사를 선정하는 상이다. 내년 1월6일 시상식을 갖는 제13회 다산금융상에는 이덕훈 우리은행장이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업종별 부문상인 금상에는 대구은행(행장 김극년), 코리안리재보험(사장 박종원), 미래에셋자산운용(사장 구재상), 한국캐피탈(사장 유인완)이 각각 뽑혔다. "이들은 앞을 내다보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남보다 한발 앞선 변신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절히 적응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 다산금융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박진근 연세대 교수)의 평가다. 다산금융상을 수상한 구재상 미래에셋 사장을 통해 한국 금융산업의 비전을 조명해 본다. ----------------------------------------------------------------- "올바른 간접투자 문화를 정착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다산금융상 증권 투신부문 금상을 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사장은 "한국 주식시장은 외형면에선 선진국 수준에 진입했지만 투자 문화는 아직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 사장은 "한국 증시는 개인비중이 여전히 높은 데다 이들의 대부분이 데이트레이딩 등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단타매매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보력과 자금력이 취약한 개인들이 막강한 자금력과 첨단 투자기법으로 무장한 외국인 및 기관투자가에 맞서 싸우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한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시장이 선진국에 비해 개인 비중이 높고 이들의 직접투자 선호경향이 여전한데는 투신사 자산운용회사 등 기관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구 사장은 지적했다.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기관들이 단기수익을 겨냥한 펀드 운용을 되풀이하면서 되레 단타 매매를 부추겨 왔다는 것이다. 그는 "투신사들이 외형 확대와 단기 수익률에 집착한 결과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그 결과 고객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간접투자시장을 위기로 내몰았던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채권과 카드사 채권 문제도 투신사들의 단기 수익률 경쟁이 근원이었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개인투자자들을 간접투자쪽으로 유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투신사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미래에셋이 이 같은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경비즈니스와 한국펀드평가가 공동으로 선정하고 있는 '베스트 운용사(주식부문)'에 3년 연속 1위 회사로 랭크됐다. 간판 주식형펀드인 인디펜던스펀드(펀드 규모 1천3백억원)와 디스커버리펀드(펀드 규모 1천9백억원)는 3년째 운용되고 있으며 누적수익률은 1백40∼1백50%에 이르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