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칠레 FTA 반드시 통과돼야..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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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칠레 FTA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 놓고 있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추진한 자유무역협정인 한·칠레 FTA는 지난 1999년 말부터 협상이 시작되어 그동안 갖가지 힘든 고비를 수 차례 넘긴 후 3년만인 2002년 10월에 겨우 협상이 타결되었다.
우리 무역업체들은 협상 타결을 반기며 속히 협정이 발효되어 칠레 시장에 대한 수출을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1년 가까이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칠레 시장에서 경쟁국 제품이 우리 제품을 대신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무역의존도가 70%에 육박하는 우리 경제는 안정적인 해외시장의 지속적 확보가 사활을 가르는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주로 WTO 등 다자협정을 통해 국내외 시장개방에 참여하여 왔으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FTA가 확산됨에 따라 우리 수출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각종 차별적인 무역장벽에 시달려 왔다.
미주대륙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와 FTAA(미주자유무역지대)를 통해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고,유럽 또한 EU의 심화·확대를 통해 요새화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에 이어 최근에는 중국마저 적극적으로 지역무역협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FTA 체결은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로서 다가오고 있다.
FTA는 해외시장 확보의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동시에 국내시장 개방도 수반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
FTA는 다자협상과는 달리 우리가 상대국을 선택해서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관계자의 반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장개방에 대한 확고한 결심과 목표가 서 있어야 한다.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성공적으로 발전하는 나라들은 이러한 반발과 갈등을 잘 극복하고 시장개방과 국내 산업의 구조조정을 효율적으로 이루어낸 나라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칠레 FTA 추진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배웠다.
FTA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추진하다 보니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경험이 바탕이 되어 차후에는 보다 효율적으로 FTA를 추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아직도 우리 국민들 사이에 세계적인 무역자유화의 흐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개방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부문에서 목소리를 높이면 당장은 시장개방을 연기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조선 말엽에 개방을 거부하고 쇄국정책을 고집하다 세계사의 흐름에서 낙오되었던 것처럼 FTA를 거부하다가는 또다시 통상 고아가 되고 말 것이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무역의 비중이 무려 60%를 넘고 보면 더욱 그렇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칠레 FTA로 피해를 보는 농가에 대해 보상할 수 있도록 기금을 마련하였고,농특세 징수기한을 연장하였으며,농어가 부채경감,농어촌 복지증대를 위한 조치를 취하였고,나아가 농어업부문에 대한 포괄적인 지원을 위해 1백86조원에 이르는 지원계획을 수립하였다.
또 기업 차원에서도 일촌일사(一村一社) 운동,농어업 기술개발 지원 등 농어촌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 농민들도 수출이 늘어야만 농어촌을 지원할 수 있는 정부재정이 확보되고,농어민 자녀들이 취업할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우리 무역업체들은 애타는 심정으로 여의도를 바라보고 있다.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던지는 표의 향방은 바로 2천억달러 수출시대를 앞두고 있는 우리 무역업계와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줄 수도 있고 좌절과 실망을 줄 수도 있다.
아무쪼록 국가경제 전체를 생각하는 현명한 결정을 호소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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