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계미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 재테크시장의 특징은 초저금리 부동산값 급등 주가지수연동형 상품의 돌풍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사상 초유의 저금리 기조로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浮動化)현상이 심화됐고,부동산이 최고의 재테크 종목으로 떠올랐다. 은행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예금금리+알파'를 받기 위해 주가지수연동형이나 환율연동 상품에 몰렸다. 2004년은 전년과는 다른 한 해가 될 것 같다. 우선 저금리시대가 막을 내렸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에는 시중금리의 추가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변동금리부 부채비중이 높다면 일부 상환하거나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등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팀장은 "내년 재테크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시중금리가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점"이라며 "새로운 재테크 전략도 이를 기반으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형 간접투자상품 유망 증권 전문가들은 내년 주식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간접투자 상품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특히 은행권에서 판매하는 주가지수연동형 정기예금의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 원금을 건질 수 있다. 올들어 판매됐던 지수연동상품의 수익률은 대개 정기예금(연 4%대) 금리 이상 나오고 있다. 최고 연 19%의 수익률이 확정된 상품도 있다. 다만 작년 말께 판매됐던 일부 '초기' 상품의 경우 올해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저조했다. 내년 초에도 금융권에서 주가지수연동형 상품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내년에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다양한 퓨전형 상품을 어느 때보다 많이 쏟아낼 전망이다. 퓨전상품의 경우 대개 초기모델보다 후속모델의 조건이 고객에 유리한 편이다. 상품구조에 민감해지고 있는 고객들을 위해 금융상품도 '진화'하기 때문이다. ◆모기지론 받으면 집장만 용이 내년 금융권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모기지론의 도입이다. 내년 3월에 선보일 모기지론은 집값의 30%만 있으면 나머지는 집을 담보로 10∼20년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1인당 대출한도는 2억원이다. 6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구입할 때는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없다. 대출금리는 연 6∼7%의 고정금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5년 이상 대출받을 경우 연간 상환하는 이자에 대해 1천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약 1%포인트의 이자경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모기지론은 거치기간이 없는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이다. 무리하게 거액을 대출받으면 오히려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자영업자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회전형 예금가입은 꼼꼼히 따져서 금리상승기 목돈을 굴리기에 가장 적합한 상품은 회전식 정기예금이다. 회전식 예금이란 예치기간에 따른 금리를 미리 확정짓지 않고 1∼6개월 단위로 금리를 변경,적용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할 경우 고객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회전식 예금은 일반 예금상품에 비해 금리가 비교적 낮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3개월마다 금리를 바꾸는 국민은행의 회전식 예금에 1년간 가입할 경우 초기 3개월간 적용금리는 현재 연 3.75% 수준이다. 처음부터 1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할 때 받을 수 있는 금리(우대금리 포함 연 4.7%)보다 0.95%포인트 낮다. 향후 1년간 금리가 약 1%포인트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인 셈이다. 목돈을 단기로 굴리고 싶다면 새마을금고,농수협지역조합,신용협동조합의 조합예탁금을 추천할 수 있다. 1인당 2천만원까지 이자소득세(16.5%) 대신 농어촌특별세(1.5%)만 내면 되는 데다 금리도 시중은행보다 연 1%포인트 가량 높은 편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