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공천혁명을 위한 시스템을 갖춤과 동시에 원내외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 또는 지구당위원장직 사퇴가 잇따르고 있어 `중진 물갈이'가 탄력을 받을 조짐이다. 공교롭게도 한나라당이 공천규정을 확정하는 날 박헌기(朴憲基.67.영천), 윤영탁(尹榮卓.70.대구 수성을)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한나라당에서 내년 총선 또는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김용환(金龍煥) 양정규(梁正圭) 김찬우(金燦于) 주진우(朱鎭旴) 의원과 한나라당 출신인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까지 포함해 모두 7명으로 늘었다. 특히 박헌기 의원의 경우 초등학교 학력의 변호사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데다가 당내에서 당기위원장, 조직책선정위원장 등을 지낼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불출마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다른 중진들에게도 적잖은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앞서 이달들어 원외인 이자헌(李慈憲.평택을), 이상재(李相宰.공주.연기), 조일호(趙壹鎬.충남 부여) 위원장이 지구당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전국구 의원 중에서도 강창성(姜昌成.73) 의원을 비롯해 몇몇이 정계은퇴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외에도 한나라당 당내에서는 영남권에서 Y,J, K, P의원과 중부권에서 K.C,S 의원 등이 불출마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이 당 공천기준에서 전.현직 의원들은 원칙적으로 비례대표에서 배제키로 한데다가 파렴치범.비리혐의자에 대해선 공천에서 제외키로 명문화함에 따라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하는 중진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부권의 한 중진은 27일 "불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중진들이 꽤 여러명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후배들에게 의해서 쫓겨나는 듯한 모양새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각종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의원들의 선택이 관심거리다. 현재 당내에선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돼 있는 박재욱(朴在旭.65.경산.청도), 박명환(朴明煥.65.마포갑) 의원과 현대비자금 관련 박주천(朴柱千.62.마포을) 임진출(林鎭出)의원 등의 거취를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온다. 김문수(金文洙) 외부인사영입위원장은 "기소가 되지 않았더라도 혐의를 받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 배제될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