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에 이어 미국에서 광우병감염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서 '뭘 먹어야 할까'가 시민들의 고민으로 떠올랐다. 시민들은 25일 조류독감으로 닭고기,오리고기를 먹기가 껄끄러운 판에 광우병으로 쇠고기마저 먹기가 겁난다며 당분간은 육식을 멀리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점과 외식업체들도 광우병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조치로 쇠고기 값 상승과 매출감소가 우려된다며 울상을 지었다. ◆`뭘 먹어야 하나' 조류독감에다 광우병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은 때아닌 먹거리 고민에 빠졌다. 닭고기와 오리고기는 조류독감 때문에 먹기 꺼려지고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멀리하고 한우 고기를 먹자니 가짜가 많고 값이 비싸 고민이다. 게다가 최근 경남 김해시에서 돼지콜레라까지 발생, 육류 기피현상이 빚어지고있고 대안으로 거론되는 수산물도 중금속 오염 생선 등의 기억이 남아 있어 껄끄럽다고 시민들은 털어놓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크리스마스를 맞아 외식하려던 시민들은 `미국산 쇠고기를쓰냐'며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 문의하기 바빴고 쇠고기 등으로 잔치음식을 마련했다낭패를 본 사람들도 있었다. 주부 이순희(54.성북구 정릉4동)씨는 "닭고기는 조류독감 때문에 일단 피해야하겠고 광우병으로 쇠고기도 겁난다"며 "한우 고기는 가짜가 많고 값도 비싸 평소에도 잘 안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렇다고 생선이나 돼지고기를 먹자니 중금속 오염, 돼지콜레라 등으로역시 별로 내키지 않는다"며 "축산 농가의 피해를 고려하면 익혀 먹으면 괜찮을 것같긴 하지만 당분간은 고기음식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회사원 박미정(29.동작구 대방동)씨는 "주말이면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패밀리레스토랑에 들러 식사를 하곤 했지만 광우병으로 당분간은 발길을 끊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친척도 광우병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며 "뷔페 음식에 소고기 요리가 빠질 수 없어 주문했다가 하객들에게 그대로 내놓는 것도 결례일 것 같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전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 관계자는 "매장마다 `미국산 고기를 쓰는 것 아니냐'는문의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와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품질이좋은 호주산 수입고기를 써 왔지만 손님들에게 일일이 알릴 방법도 없어 고민"이라고 호소했다. ◆음식점.외식업체 `울상' 연말과 설 대목을 앞두고 매출향상을 기대하던 음식점과 외식업체,패스푸드업체들도 때아닌 광우병 소식으로 시름에 잠겼다. 식당과 외식업체 운영주들은 어서 빨리 설 이전에 `광우병' 한파가 잦아들기만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숯불갈비식당을 운영하는 맹갑제(50.성북구 종암동)씨는 "연말 대목에 이런 일이 터져 죽을 맛이다"며 "크리스마스인 오늘도 평소의 절반 정도밖에 손님이 들지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고기 뷔페는 싼 값에 고기를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산 수입고기를 많이 쓰는데 매우 난감하다"며 "호주산 또는 뉴질랜드산을 더 확보해야하는데 공급이제한돼 있어 값이 뛸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한우 및 수입고기 유통업체인 천하유통 박상덕(41) 사장은 "시장에 유통되는 쇠고기의 40%가 미국산인데 수입금지 조치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한달 남짓후면 설인데 그 때까지 빨리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박계윤 마케팅팀장은 "우리 회사처럼 100% 호주산 고기를쓰는 업체를 포함, 거의 모든 업체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호주.뉴질랜드산 쇠고기 수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수입쇠고기 시장의 유통질서 문란과수급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 패스트푸드 업계 관계자는 "방학철 손님이 많이 줄면서 일부 매장은 매출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안전하다'는 식의 적극적인마케팅을 하면 되레 손해를 볼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정윤섭.조성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