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칠레 FTA를 고용창출의 계기로..韓悳洙 <산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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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FTA협정 비준동의안이 국회 심의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국회는 연내에 비준동의안을 처리한다는 일정을 확정하고 비준동의안과 농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4대 특별법의 심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협정 상대국인 칠레는 이미 지난 8월 비준동의안이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은 우리의 비준동의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음을 이유로 심의를 연기시키고 있다.
한·칠레 FTA협상은 무역을 통해 일자리창출과 성장,그리고 국민의 복지증진을 이룩해 온 우리경제가 국제경제의 외톨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출발했다.
2000년대 성장에 대한 우리의 수출기여율은 90%를 넘고 GDP에 대한 무역의 비율은 70%에 이르러 미국 일본의 20%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
또한 제조업 일자리의 80% 이상이 수출에 의해 유발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가전 등 수출기업은 임금수준과 작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은 버젓한 일자리(소위 decent job)를 유지,창출하게 된다.
이미 각국에서 이와 같은 국민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1백84개의 FTA가 발효 중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7월 국회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칠레 FTA비준은 개방경제에서 우리 경제가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세계 각국이 글로벌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FTA를 체결하고 추진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만 예외가 될 수는 없음"을 강조한 것은 이러한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경쟁력이 취약한 우리 농업에 큰 구조조정의 부담을 가져오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에따라 한·칠레 FTA협정에는 그 어떤 통상협정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보완대책이 협의 반영됐다.
우선 농업국가가 아니면서 우리와는 상호 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칠레를 우리의 첫 FTA협상 대상국으로 선정해 국내 산업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중남미 진출 거점으로서의 긍정적 경제효과를 최대화했다.
또한 우리의 가장 민감한 품목인 쌀 사과 배는 아예 FTA대상 품목에서 제외했고 고추 마늘 콩 등 3백73개 품목은 지금 진행 중인 도하개발아젠다 협상이 끝난 후 논의키로 했다.
포도의 경우는 국내 포도생산의 비수기인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만 적용되는 계절관세율을 10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키로 했으며 최대 관세 철폐기간도 16년을 확보함으로써 여타 FTA 협정보다 긴 철폐기간을 확보했다.
그리하여 관세가 철폐되는 농산물의 국내 생산액이 전체 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35%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농업 개방문제에 대해 보다 근원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농어촌특별세 과세기한을 10년 연장하는 법안이 본회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고 농어촌 복지·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삶의질 향상 특별법과 농어업인의 금융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부채경감에 관한 특별법도 상임위를 통과했다.
FTA 이행기금을 신설해 피해분야에 대한 보상과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FTA 이행특별법도 상임위에서 심의중이다.
이행특별법이 확정되면 7년간 1조2천억원 규모의 지원이 뒤따를 것이다.
이제 이러한 보완대책을 확정하고 FTA비준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국회 동의가 신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비준지연은 수출상품의 경쟁력 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자동차의 칠레시장 점유율은 작년 2위에서 금년 상반기에 5위로,대형 컬러TV는 지난해 28%에서 10%대로 크게 하락했다.
휴대폰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칠레가 이미 32개국과 FTA협정을 맺어 협정국가로부터 수입되는 품목에 대한 관세가 철폐 또는 대폭 인하됐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우리의 비준이 늦어짐에 따라 세계 주요 교역대상국이 우리의 개방의지와 경제정책의 합리성에 대한 신뢰를 거두는 일이다.
국제적 신뢰를 잃는다는 것은 세계의 넓은 시장에서 역동적인 경제활동을 함으로써만 일자리와 성장,복지를 확보할 수 있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치명적인 일이다.
더구나 취약산업에 대한 충분한 보완책이 준비돼 있다고 판단될 때엔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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