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근 < 제너시스(BBQ) 회장 ceo@bbq.co.kr > 며칠 전 아버지가 어린 두 자녀를 차디찬 한강물에 던진 사건이 있었다. 집에서 기르는 개,고양이도 함부로 하지 않는데 자식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사실은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세상이 이 모양인데 정치권에서는 멱살잡이가 한창이고 뇌물받은 공무원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귀를 막고 앞만 보고 가는 세상이다. 이런 모습을 보도하는 언론은 어떤가? 사건을 너무 흥미위주로 보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좋지 않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한 방법과 설득력 있는 논리,이면에 숨겨진 깊이 있는 정보는 약해 보인다. 조류독감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이슈가 발생하면서 가장 먼저 보도된 것은 사람이 사망한 적이 있다는 것과 시시각각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TV화면에서도 위생복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죽어있는 닭과 오리 사이를 헤쳐가면서 소독약을 뿌리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독자나 시청자는 닭과 오리를 먹어서는 안될 식품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물론 익혀 먹으면 문제가 없다는 말과 함께 정부 관계자들이 시식하는 장면도 내보내고 있지만,이미 사람들은 등을 돌려버린 후다. 폐사시킨 닭과 오리가 90만마리고 피해액만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식으로 보도된 신문기사를 봤다. 그렇다면 닭이나 오리 한마리가 1만원이 넘는다는 말인가? 사건을 부풀리기 위한 선정적인 보도다. 닭은 소형 가축이어서 병에 걸리면 단시간 내에 폐사한다. 죽어서 경직된 닭은 피를 축출할 수 없기 때문에 도계가 불가능하고 유통될 수 없다. 또 위험·의심지역의 닭은 납품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닭은 1백% 안전하다고 봐야 한다.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는 내용과 함께 정상적인 소비가 가능하도록 함께 보도됐어야 할 내용이다. 전국의 양계 농가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언론이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보도했더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과거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한국은 12회,일본은 2회 보도된 예가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언론인지 묻고 싶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훈훈한 이야기와 역경을 이겨낸 감동적인 스토리만이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유감스럽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라는 격려뉴스를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