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대형 컴퓨팅시장의 큰 특징은 업체들이 어려운 시장환경 가운데에서도 차세대 컴퓨팅 모델을 대대적으로 선보인 점이다. '온 디맨드' '어댑티브 엔터프라이즈' 'N1'등 경영 프로세스의 혁신을 키워드로 한 차세대 컴퓨팅 모델이 업계의 화두였다. 올해를 새로운 컴퓨팅 모델의 확산기로 본다면 새해는 IT(정보기술) 인프라가 한 단계 발전하는 해가 될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가 전망하듯이 내년도 IT시장은 전년대비 7%가량 성장,중장기적인 시장성장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름은 각각 다르지만 새로운 컴퓨팅 모델이 추구하는 바는 같을 것이다. 컴퓨팅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의 경영 프로세스에 대한 컨설팅능력과 이를 접목시킬 수 있는 솔루션,서비스 등 총체적인 고객지원 능력을 지니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경영 프로세스와 IT기술의 만남'을 통한 경영혁신 시너지를 요구하고 있다. '경영과 기술의 만남'에 필요한 대표적인 새로운 기반 기술 중 하나인 그리드 컴퓨팅이 내년에 주요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그리드 컴퓨팅은 업체의 매출 증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드 컴퓨팅이란 지리적으로 분산돼 있는 서버,고성능 컴퓨터,대용량 저장장치,데이터베이스와 인력자원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들을 고속 네트워크에 연결해 상호 공유하는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다. 이는 기업의 IT자원 최적화라는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의미가 있다. 그동안 연구기관과 학계를 위주로 그리드컴퓨팅이 진행됐지만 곧 일반기업용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컴퓨팅장비의 핵심부품인 프로세서시장의 주도권도 최근 주요 IT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문제다. 프로세서의 개발은 막대한 연구비가 들어가는 분야지만 고객의 투자보호라는 명제가 있기에 장기적인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가시화된 64비트 컴퓨팅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좋은 예다. 64비트 프로세서와 운영체제의 등장은 서버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64비트 서버제품 경쟁이 내년에 중대형 서버시장을 중심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무선 기술의 발달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생명공학 연구개발 등 대규모 컴퓨팅 용량을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슈퍼컴퓨팅의 확산이 2004년에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리눅스,블레이드센터,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등이 IT관리 비용 효율화를 위한 대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은 이같은 다양한 새로운 전략과 비즈니스 및 컴퓨팅 모델이 산업 전반에 걸쳐 보다 폭넓게 도입되고 이를 앞서 도입한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와 매출 증대라는 '재미'를 톡톡히 볼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IT 및 컨설팅 업체들의 새로운 사업 기회 역시 가시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들 새로운 흐름이 개념 확산이나 마케팅 차원의 판촉 단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사업 기회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상호 < 한국IBM 부사장 sangho@kr.ib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