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재테크 시장의 관심은 주식시장에 몰릴 것 같다.


일단 국내 증시에 영향력이 높은 미국 증시의 분위기는 낙관적이다.


올 들어 미국 다우지수는 20%,나스닥지수는 40% 이상 올랐다.


논란이 됐던 연말 랠리도 다우지수가 10,000선에 안착함에 따라 2000년 이후 3년 만에 찾아왔다고 보는 것이 월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현 시점에서 관심은 연말 랠리에 이어 증시가 과연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여기서 대세 상승이라 함은 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 가설을 토대로 경기와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주가가 추가적으로 오르는 국면을 말한다.


일단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UBS 워버그는 다우지수와 S&P지수의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를 11,000과 1,150으로 제시했다.


지금 수준보다 8%와 6.3% 정도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증시 여건 면에서 내년 미국 경제가 4%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고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20% 정도 개선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이같은 낙관론의 배경이다.


금리 인상도 내년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여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중 유동성이 풍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같은 전망이 미국 증시를 밝게 보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신중론의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년 미국 경제가 4% 이상 성장한다 하더라도 재정 무역수지 등 이른바 쌍둥이 적자 때문에 달러화 표시 자산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견해다.


중동의 오일머니와 화교계 자금들이 미국 증시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을 그 증거로 들고 있다.


다행인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중론의 근거가 약화되고 있는 점이다.


무엇보다 현재 미국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쌍둥이 적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부시 행정부가 신속하게 대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달러화 표시 자산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요인인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9ㆍ11테러 이후 재정수지를 악화시켰던 정부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는 테러 방지와 이라크 문제 등에 대해서는 우방국과의 공동 분담을 통해 해결해 나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정 수입도 경기 회복에다 세금 감면폭을 축소시킴으로써 늘려 나가겠다는 것이 종전과 다른 부시 경제팀의 새로운 전략이다.


그렇다면 국내 증시는 어떻게 될 것인가.


2004년을 불과 열흘 앞두고 대내외 증권회사들이 내놓은 전망자료를 보면 최소한 내년 총선 이전까지는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대외적으로 국내 증시에 영향력이 높은 미국 증시가 괜찮고 신용불량, 부동산 투기 문제 등을 고려하면 4백조원이 넘는 시중 부동자금을 은행보다는 증시를 통해 경제주체들에게 연결시켜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지금은 대외 여건과 따로 노는 차별화 현상이 뚜렷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수 경기 회복에 기여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총선 이전까지 낙관론의 배경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올해 대내외 증시는 전 업종이 고르게 상승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확체증의 법칙(생산하면 할수록 공급능력이 확대돼 인플레를 유발시키지 않는다는 종전과 다른 이론)이 적용되는 기술업종이 더 오르는 '구약신강(舊弱新强)'의 모습이 뚜렷했으나 앞으로는 경기에 민감한 블루칩 업종이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는 점이다.


동시에 내년에는 이라크 재건 등 특수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업종도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한상춘 <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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