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공학을 모르지만 의료 분야에서 어떠한 기술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공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그러한 아이디어를 기술로 개발하는 것도 의사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 주관으로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2003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에서 3차원 의료 영상장치로 문종섭 교수,김민기 교수와 함께 대통령상을 공동 수상한 오칠환 고려대 의대 교수(50)는 수상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오 교수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현직 의사이면서 의공학 분야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보스턴대에서 피부노화 분야의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의공학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이번에 대통령상을 수상한 '입체적 형태 및 색채 분석을 위한 표면상태 측정장치'는 사람의 눈이 사물의 입체감을 인식하는 원리를 응용,피부 표면의 굴곡과 색감을 정밀하게 계측하는 장비다. 오 교수는 올해 독일에서 개최된 국제의공학학회에서 이 기술을 연구한 논문으로 우수 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 교수는 "이같은 기술은 주로 입체 텔레비전 등의 분야에서 연구돼 왔지만 의학 분야에서는 그 사례가 드물다"며 "앞으로 피부질환 진단이나 내시경 검사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의사들이 의공학 연구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에 의공학 기술을 의학학회에서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동료들은 의사가 왜 그런 것을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며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의사들이 물리 전자 분야의 연구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의사들의 의공학 분야 참여가 활발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그동안 의공학 연구에 몰두하면서 5건의 국내 특허와 3건의 국제특허를 획득했으며 최근에는 국제적인 의공학 교과서의 한 분야를 집필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대전에서는 '방향성 캐스터를 구비한 스케이트보드'를 출품한 데코리와 '자동차용 접철식 스노체인'을 개발한 에스비디지탈이 각각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