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를 극복하고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소기업의 몸부림은 치열하다. 특히 건설관련 업계와 제조업의 경우 규모가 작은 업체가 자생하기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그 자체다. 재벌기업이 달려들면 안될 것이 없는 우리 재계의 풍속도에서 이들과 당당히 상대해 '작은 고추'의 매운맛을 보여주는 업체를 찾기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처럼 쉽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익건설과 한국그런포스는 무리하게 수주 규모를 늘리는 등 양적인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져 기업가치를 높임으로써 재벌과 겨루는 '작지만 강한 기업'의 표본이다. 최고급 주거공간을 표방하며 주택시장에서 독보적인 철옹성을 구축한 동익건설, 전세계가 하나로 통합된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첨단 펌프제작 기술로 세계를 제패한 한국그런포스. 이들 두 초우량기업의 성장비결과 그 특별한 경쟁력의 노하우를 들여다본다. --------------------------------------------------------------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말까지 부도를 낸 일반건설업체는 109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개사 보다 186.8%, 지난해 1년간의 47개사 보다 131.9% 증가했다. 부동산시장 안정을 내세워 정부가 잇달아 부동산시장 규제대책을 강화하자 우려했던 건설업계 경영난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 '돈줄 조이고 분양도 안 되는데 규제는 많고….' 이처럼 주택건설업계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상황에서 외형이나 브랜드가 아닌 내실경영의 본보기를 보이며 꾸준한 성장곡선을 그리는 업체가 있다. 동익건설(주)(사장 박성래)이 그 주인공. 지난 75년 서울 금호동에서 단독주택 건설을 시작으로 주택과 인연을 맺은 동익건설은 서울을 중심으로 수서지구와 일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에서 아파트단지를 조성, 누계 건설실적이 5,000가구를 넘어서는 우량기업이다. "연간신규사업 물량을 1,500가구로 책정해놓고 있다"는 동익건설(주) 박성래 사장은 "세심한 노력은 결국 나중에 시세로 반영되게 마련이며 수요자들이 집을 잘 샀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집을 지을 때 보이지 않는 곳에 더욱 신경을 쓴다"는 그는 2년 전 최고급 자재만을 엄선해 사용한 고급 주거양식 '동익미라벨'을 시장에 내놓으며 자체 브랜드를 구축했다. 콘크리트 속에 있는 배관이나 설비가 곧 주택의 '혈관'이라고 강조하는 박 사장은 "탁월한 위치선정과 설비 및 평면을 무기로 입주 후 주변 아파트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도록 한 것이 동익미라벨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 만큼 고급을 지향한다. 동익미라벨은 주택시장에서 순간의 화려함보다는 천년 후에도 길이 남을 건설의 맥을 이어가겠다는 동익건설의 의지를 담고 있다. 동익미라벨은 첫 작품으로 지난 2001년 경기도 일산시 고양동 택지지구에서 1천1백46가구를 내놓아 평균 2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아파트의 품질은 입주 후 시세에서 나타난다. 같은 지역, 같은 평형이라도 회사에 따라 시세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주변 아파트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 이는 곧 주택업체가 아파트를 잘 지었다는 증거가 된다. 사업기획, 설계, 시공 등의 3박자를 맞춘 기술력만이 건설경쟁력의 잣대라는 것은 상식이다. 최고 품질의 자재사용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여 월등히 높은 가격으로 형성되고,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품질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동익건설이 주택시장에서 차별화된 독보적 경쟁력을 구축한데는 박 사장의 공이 크다. 수주 경쟁에서도 그는 다른 건설회사의 CEO와는 달리 직접 발로 뛰어다닌다. 또한 박 사장은 직원이나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해가며 야무지게 현장을 꼼꼼히 챙기는 바람에 야전사령관이라고 불릴 정도다. "발로 뛴 만큼 고객의 요구 사항을 미리 파악해 해결한다"는 자신감과 믿음 때문이다. 또한 박 사장은 "현행 택지개발촉진법령과 관련해 시급히 정비해야 될 것도 많다"며, "그러한 사례로서, 금번에 정부에서 발표한 파주 김포 신도시 개발계획 구역내에 주택건설사업체들이 서민주택을 공급하기 위하여 토지를 확보하고 사업승인신청까지 한 곳이 여러곳이 있는데, 이를 별안간 건축제한 등의 규제를 가하면서 사업을 3년 내지 6년간 중단시키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고 지적했다. 박사장은" 정부의 획일적인 규제만이 현명하다고 생각하지 는다"고 전제하고 사실 현행 법률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서, 택지개발 촉진법 제 7조 재1항 4호의 규정을 적용하여 토지공사나 주택공사가 주택건설촉진법 제 6조 규정에 의해 등록한 주택업자를 신도시 사업에 공동출자형식으로 법인을 설립하여 참여시키면 되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정부투자기관만 택지개발 촉진법을 적용, 개발권한을 주지말고 주택건설사업자에게도 동등한 권한을 주어서 택지공급을 경쟁시킬 수 있는 제도개선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하여온 틀에서만 하려고 고집스럽게 집착하는 구태를 버려야 주택업자들의 애로사항도 해결되고, 시대에 부응한 자유시장 경쟁체제를 정부 스스로가 부드럽게 도입하는 실익과 함께 법률의 공정한 운용에도 합당할 것"이라며, "정부의 자연스러운 주택공급정책 변화를 이제는 기대할 때가 되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자칫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업계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박 사장은 반세기 가까이 건설현장을 지켜온 터주대감답게 특유의 노련함을 드러낸다. 30년간 주택사업에 전념해 온 그가 과거 회사간판을 내건 이후 현재까지 지켜온 소신이 있다. '서민들의 재산목록 1호인 주택을 대충 지어 파는 것은 큰 죄악이라고 볼 수 있다'며 박 사장은 "소중한 가족의 생활이 펼쳐지는 곳이기에 집이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단 한 채를 지어도 내 가족의 집처럼 짓겠다"라고 말한다. "분양 당시보다 늘 입주한 뒤를 생각한다"고 입버릇처럼 반복하는 박 사장은 아파트의 가치는 살아본 소비자의 판단과 입 소문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그는 입주한 뒤에도 뜯어고칠 필요가 없는 아파트를 짓는데 골몰한다. 유난히 골조와 설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수도관이나 난방배관 등은 기존 아파트에 쓰이는 자재보다 2~3배 가량 비싼 내구성있는 양질의 스테인리스관 자재를 쓴다.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 박 사장은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는 명품아파트를 시장에 잇달아 선보일 꿈을 안고 있다. "소비자가 아파트를 고르는 기준은 실제 살고 있는 소비자의 평가와 브랜드 이미지에 달려 있습니다. 동익미라벨을 통해 '명품아파트'의 진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동익건설은 부정과 비리, 사고 등으로 얼룩져 있는 건설산업의 현 주소에서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며 30년 전통 '건설명가'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02)783-77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