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씨(55)의 아내 최영애 연세대 중문과 교수(57)가 6·25전쟁을 배경으로 판타지 동화'태영의 딸'을 출간했다. 최씨는 중국문학중에서도 음운학을 전공한 언어학자. 학자생활 30년만에 펴낸 첫 문학작품이다. 소설은 여덟살 소녀의 눈에 비친 한국전쟁의 참상을 판타지 형식으로 엮은 성장동화다.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했지만 학교생활 때문에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그러다 지난 2001년 1월 미국에 갔을 때 여유가 생겨 동화를 쓰게 됐어요.어릴적 경험과 어머니가 들려준 이야기,꿈에서 본 풍경을 한데 모았습니다." 최씨의 이번 소설 출간에는 도올이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 일간지 기자생활을 한 뒤 여유가 생겨 부부는 열흘 남짓 밤을 새워 가며 함께 문장을 다듬었다고 한다. 도올은 아내가 수줍어하고 나서기를 싫어해 동화작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용기를 북돋웠다고 했다. 물론 두사람의 공동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6년 도올의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와 최 교수의 '루어투어 시앙쯔' 집필을 서로 도왔다. 두 사람은 대만유학 시절 선후배로 만났다가 김씨의 저돌적인 공략으로 3개월 만에 결혼한 것이 73년이니 올해가 꼭 30년. 늘 바쁜 남편 대신 3남매 교육을 전담하다시피 한 최씨는 중국어를 한국어로 표기하는 이른바 'CK시스템'을 남편과 함께 구축했는가 하면 원대의 희곡 강의로도 이름을 날렸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