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누구인가. 2차투표에서 다득표한 정명금 대구경북지회장(55·대구중앙청과 대표)인가,아니면 여경협 선거관리위원장 선언대로 무효인가를 놓고 두명의 후보진영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총회 진행상황=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18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내년 1월 취임하는 제4회 여경협 회장에 대한 선거를 실시했다. 정명금 지회장과 이민재 서울지회장(57·광림무역상사 대표)이 후보로 출마했다. 1백57명의 대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첫 투표에서 77대 75로 이 후보측이 승리했지만 과반수 미달이어서 재투표에 돌입했다. 재투표에서는 정 후보가 79대 70으로 이겼다. 하지만 신분증 미지참자에 대한 대의원 자격인정방법과 1차투표 후 퇴장했다가 뒤늦게 돌아온 대의원의 투표참가 허용여부 등을 둘러싸고 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양 후보측은 고함과 욕설,몸싸움을 주고받는 험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결국 양측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선거관리위원장이 '선거무효'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영숙 현 회장은 "일단 정명금 후보가 당선된 것이 맞다"며 "이후 집행부 모임을 다시 갖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민재 후보는 "선거관리위원장이 투표 무효를 선언한 만큼 반드시 재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여경협은 이날 선거결과처리를 둘러싸고 어느 한측이 수긍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내홍을 앓을 전망이다. ◆누가 출마했나=이날 후보로 출마한 정 지회장은 경상북도 여성정책개발원 이사,대구상공회의소 상임의원 등을 거쳤다. 88년 대구중앙청과를 설립해 연 매출 1천억원대의 도매업체로 성장시켰다. 이 지회장은 지난 10여년간 특수제지 및 사료 등을 무역하는 광림무역상사를 운영해왔다. 서울시 여성정책위원회 의원,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외이사 등의 활동을 통해 여성기업의 판로확대와 경영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여경협 회장 선거 왜 치열한가=여경협 회장 자리를 놓고 이같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것은 여경협이 국내 최대 여성기업인단체여서 회장을 맡을 경우 급격한 '신분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한가지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1천여명의 여성기업인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국내 최대 여성기업인 단체다. 따라서 경제5단체장 및 장관들과 수시로 만나며 각종 정책결정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정치권으로 가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장영신 초대 회장은 임기를 마치지 못한채 국회로 진출한 전례가 있다. 여경협 회장선거의 파행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번 제3대 회장선거에서도 이영숙 현 회장이 당선되자 다른 후보측이 투표결과에 문제를 제기,법정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