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벌이를 위해 오대양과 육대주에서 땀을흘리던 한국인들이 현장을 물러나는 대신, 인도와 필리핀 등 개도국 노동자들이 그뒤를 대거 메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발간한 2003년도 통계핸드북에 따르면 해외에진출한 한국 근로자의 국내 송금은 1990년 10억3천700만달러였으나 그후 계속 감소,2001년에는 6억5천200만 달러에 그쳤다. 한국은 90년 당시만에도 해외 근로자의 국내 송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조사 대상에 포함된 50개 개도국 가운데 9위였으나 2001년에는 24위로 처졌다. 해외 근로자의 송금액을 기준으로 한 10대 인력 수출국은 인도, 멕시코, 필리핀,터키, 이집트, 모로코, 방글라데시, 요르단, 도미니카, 엘살바도르 순이었다. 이밖에 태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중국도 20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외국 근로자들이 국내에 대거 진출한 상황을 여실히 반영하듯 이들의 해외송금액은 지난 1990년 3억6천400만달러에서 꾸준히 늘기 시작, 99년에는 한국인 근로자의 국내 송금액을 추월했고 2001년에는 10억달러선을 넘어섰다. 외국인 노동자의 송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은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오만, 바레인 등 중동산유국에 이어 5위에 해당한다. 주요 인력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필리핀의 경우, 전체 8천만 국민중 10%에 육박하는 740만명이 해외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들이 송금하는 금액도 61억 달러(2001년기준)로 국내 경제의 침체를 보완할 정도다. UNCTAD에 근무하는 한 한국인 직원은 독일의 탄광 막장, 남빙양과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원양어선, 중동의 사막, 동남아의 정글에서 한국 노동자들이 고생하며보낸 송금이 경제발전에 기여한 것을 상기하면 격세지감이 있다고 논평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